안녕하세요? 도예연구소 김양지연구원입니다.
지난달 중국장쑤 평야의 남쪽에 위치한 이싱(의흥)의 도자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이싱은 중국의 경덕진만큼이나 도자기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이싱도자박물관에서는 7천여년의 역사를 지닌 이싱의 도자역사에 관하여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싱 자사의 탄생과 과정, 여러가지 조건과 방법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싱에서 생산되는 '자사'는 점성이 매우 높고 철분 함량이 높아서
유약을 바르지 않고도 소성이 가능한 흙입니다.
자사(紫沙)는 자줏빛 모래라는 뜻으로 함유에 따라
다양한 색을 띄고 고온에서 자화가 가능한 흙입니다.
자사 흙을 제련 할 때는 광석을 캐서 자연상태에서
풍화가 될때까지 기다린 후 맷돌로 곱게 갈아냅니다.
현대에 와서는 기계로도 갈기 시작했으나 맷돌로 가는 만큼
곱게 갈리지가 않아 다시 예전 방식으로 생산을 해내고 있다고 합니다.
자사로 만들어진 자사호(紫沙壺)는 무유로 소성되었기 때문에 차의 향이
잘 스며들어서 오래두고 사용하면 다른 용기는 따라올 수 없는
깊은 풍미의 차 맛을 즐길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드는 사람과 자사호의 빛깔, 질감에 따라 그 품질과 가치는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자사호의 품질과 가치를 매기는 조건에는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먼저 좋은 자사호는 자사호 뚜껑의 꼭지와 찻물이 나오는
주둥이부분과 손잡이가 일직선에 놓여야 합니다.
그래서 평평한 곳에 자사호를 뒤집어 놓으면 이 세부분이 동시에 바닥에 닿게 됩니다.
그리고 물을 따를 때 물줄기가 포물선을 그리며 일정하게 나와야 합니다.
뚜껑도 잘 맞아야만 차향이 날아가지 않기 때문에 뚜껑의 공기구멍을 막고 기울여
물을 따라내었을 때 흐르지 않아야 잘 만들어진 자사호라고 합니다.
좋은 자사호를 구입했다면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나의 자사호에 한가지 종류의 차를 우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잘 길들여야 합니다.
만약에 여러 종류의 차를 즐긴다면 차 종류만큼의 여러개의 자사호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리고 세척할 때는 뜨거운 물에 깨끗하게 세척하되 세제는 절대로 사용하면 안됩니다.
세척 후에는 뚜껑을 열어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하면 좋습니다.
이렇게 관리를 잘하게 되면 자사호에는 윤기가 나고 차 맛도 더욱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아래는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자사호 사진입니다.
전시실을 보고 나와 근처에 공방이 모여있는 곳에가
직접 자사호를 만드는 것을 구경해보았습니다.
직접 만저 본 자사 흙은 손으로 비볐을때 가루가 될 만큼 부드럽고
입자가 고와서 작고 섬세한 작품을 제작하는데 매우 용이한 흙이었습니다.
자사호를 만드는 도예가들은 한건물에 여러방으로 나누어진
공간안에서 작은테이블과 의자하나로 구성된 매우 협소한 개인공간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품 특성상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서도 쾌적하게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큰 길가에는 도예도구를 파는 도재상도 몇군데 있어 방문해보았습니다.
질 좋은 도구들을 값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주전자 제작에 사용하는 도구들이 많았습니다.
이싱에는 대나무가 가득한 죽해공원도 있다고 하니 중국여행을
가신다면 한번쯤 들러보실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