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 공예의 향기 展



◎ 전시기간 : 2007.12.14-2008.2.3
◎ 장소 : 대전시립미술관 제5전시실


2007년 소장품전의 일환으로 기획된 <공예의 향기>전은, 대전시립미술관의 지난 10년간의 소장품들 가운데 공예 작품들만을 선별한 것이다. 오늘날 공예가들이 대학을 통해, 전승공예가들의 사사를 통해 활발하게 배출되고 있지만, 순수미술과 디자인의 사이에 위치한 중간적 위치로 인해 현대 공예는 많은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실용성과 표현성의 갈등, 전승공예와 현대공예의 갈등, 재료의 다양한 사용의 한계 여부에 대한 문제 등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논쟁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다. 대전시립미술관의 소장품들 가운데 공예작품들이 상대적으로 비교할 때 다른 부문에 비해 덜 적극적으로 수집된 이유도, 좋은 공예 작가가 없어서라기보다 공예에 대한 인식의 혼란에서 기인한 바 크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모든 논쟁의 여지들을 뒤로 하고, 작품 하나 하나에 집중하여 감상을 해 보면 공예가들의 작품은 오늘날 볼 수 있는 그 어떤 작품들보다도 균형잡힌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대체로 현대의 많은 작품들이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를 넘어서 키치적이거나 추(醜)한 것들까지도 작품의 대상으로 삼는 반면, 공예는 전통적으로 ‘미(美)’라고 불리는 가치들, 이를테면 비례미와 균제미 등의 가치를 아직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공예 작품들이 재료에 대한 장악력을 기본으로 하기에 관객은 재료가 가진 아름다움이 작가의 개성에 의해 최대한으로 발현된 상태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이신자, 송번수의 아름다운 추상 이미지의 타피스트리, 김지희, 김영순의 전통 보자기의 미감을 현대화한 작품들, 십장생 이미지를 반원형의 가리개 형태에 실은 백태원의 작품, 전통적인 달항아리의 형태에 시적 정서를 보탠 이종수의 도자기 작품, 기(器)형상을 극단적으로 실험하는 원대정, 황용식의 작품, 실용성을 잃지 않은 가운데 작가의 개성적인 유머 감각이 두드러지는 김종열의 돌쇠 시리즈, 한지와 금속이 조화를 이루는 고창환의 작품과 남홍태, 이경실, 김해영, 이윤주의 매끄러운 목칠작품들과 금속 기형태의 작품들, 여인의 일생을 주제로 한 한애규의 작품 등이 출품되어, 공예라는 큰 틀 속에서 다양한 재료와 경향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전시립미술관 홈페이지 : http://dmma.metro.daejeon.kr

출저: 한국공예문화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