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차곡차곡_서평 : 애착의 대상-기호학과 소비문화
2017-11-23 (목) 12:42 조회 : 389

라는 브랜드를 만들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등장하는 주인공 앤디는 패션에는 관심이 없는 여성이다. 패션산업 자체가 무가치 하다고 생각했던 그녀가 패션 분야의 일을 시작하면서 가치관에 변화를 맞게 된다. 앤디는 패션을 좋아하기 위해 노력하고 일도 열심히 배운다. 드레스코드와 스타일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동떨어져 있던 패션계와 점점 발을 맞추어 가고, 일의 성과도 인정받게 된다.


 앤디의 옷차림과 스타일의 변화는 단지 겉모습을 꾸미는 차원이 아니라 패션에 대한 태도와 가치관이 달라졌음이 드러난다. 부스스한 머리와 매무새가 정리되지 않은 와이셔츠를 입고 출근하며 상사에게 눈총을 받던 앤디는 깔끔한 머리에 팬던트가 달린 멋스러운 자켓을 입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그녀는 자신의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었고, 그 직업을 사랑하기로 결심하였고, 그것이 행동으로 드러난 것이다.


 물론 상대의 겉모습만 보고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타인에게 보이는 개인의 이미지는 그 개인의 자아와 연관이 깊은 경우가 많다. 이 사회의 넘쳐나는 이미지와 상징체계 사이에서 사람들은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이미지를 선택하고 그 체계를 취하며 한편으로는 되고 싶은 모습의 자아를 스스로 만들어가기도 한다.


 옷뿐만 아니라 우리가 소비하는 것에는 소비의 주체자의 선택이 반영되며 선택자의 생활방식과 철학이 반영된다. 그것이 타인에게 보이지 않거나 나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에 그다지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라도 말이다. 잠이 부족한 회사원은 아침식사로 먹을 시리얼과 우유사러 마트에 간다. 아침에 균형 잡힌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 보다 5분이라도 더 잠을 자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맞벌이 엄마는 저녁마다 음식을 사먹는 아이에게 좋은 영양소가 고루 있는 아침밥을 차려주기 위해서 장을 보러 간다. 성장기 아이는 좋은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식재료가 신선한지 또는 유기농인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애착의 대상 : 기호학과 소비문화>는 애정을 넘어 애착이 된 상품과 브랜드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한다. 기호학 이론을 활용하여 상품의 의미를 밝혀내고 사람들이 브랜드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소비문화가 하는 역할을 다룬다.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있으며 총 7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부 기호학 이론‘1장 기호의 과학’, ‘2장 소비문화그리고 ‘3장 마케팅 이론과 기호학을 포함한다. 1장에서 기호학자들이 내세운 기호학 이론과 코드에 대해 소개한 후, 2장에서 기호학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소비문화를 분석한다. 3장은 소비문화를 이끌어 갈 마케팅을 기호학과 관련지어 논의한다. ‘2부 기호학의 적용‘4장 브랜드와 정체성: 우리는 우리 자신의 브랜드다’, ‘5장 애착의 대상’, ‘6장 게임과 활동 배우기그리고 ‘7장 마무리로 이루어진다. 4장에서 사회에 만연한 유행과 개인이 선택한 스타일의 상관관계를 정체성의 연장선에서 분석하고, 5장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을 소비자의 심리와 연관 지어 다룬다. 커피, 시리얼, 크로스 백, 가구, 맥주 등 익숙하고 당연하게 보았던 사물들의 유래와 역사를 소개하면서 사물의 속성을 깊이 이해 할 수 있다. 나아가 그 대상에 애착을 품는 사람들의 성향 또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6장은 앞에 등장한 이론과 개념을 활용하는 부분이다. 여러 명이 함께 하는 게임 형식인데, 가령 가지고 있는 물건 중 12개를 골라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대로 표에 적어 넣은 후 표를 모아 무작위로 뽑고 표 주인을 알아맞히는 활동이 있다. 마지막 7장에서는 기호학은 일상의 소비문화와 물질문화의 의미를 통찰함을 강조하며 마무리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가 구매하는 제품들이 기호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함을 언급한다. 소비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소비하고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소비하고 싶은 욕망은 곧 그 사물에 숨겨진 의미에서 시작된다. 기호와 코드는 우리의 무의식중에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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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수민/ <애착의 대상 : 기호학과 소비문화>, 아서 아사 버거, 커뮤니케이션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