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노다 다까시

(가주코 토다테, 큐레이터)

   히노다는 1991년 오사까 미술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한, 일본의 차세대 현대도예가 멤버 중에 하나이다. 대학에 머무르는 동안 소데이샤(Sodeisya)그룹 (전쟁 후를 현대도예의 시작으로 보는 시점에서 이 그룹은 일본현대도예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였다)에서 도예를 배웠으며, (그릇이 아닌) 오브제 작품에 미학과 감성을 담아낸 이 초기의 도예 그룹에서 그 감성을 익혔다. 그러나 히노다의 작품은 일본현대도예의 초기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밝고 따뜻한 기운과는 달리 어둡고 우울한 면을 찾아 볼 수 있다. 이러한 감성은 일본인의 생활에 잠재되어 있는 '음양이론'과 비교해 볼 수 있으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이론 "일본 도자는 '음'(어둠, 차가움, 축축함등)을 피해야 한다"는 미학을 반어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재료를 다루는 면에서, 히노다는 흙의 성질 중, 물리적이거나 관능적인, 그래서 신체를 상기시키는 면에 더욱 흥미를 가졌다. 재료의 부드럽고 혹은 단단한 질감 뿐만 아니라 클레이라는 재료의 색감까지 히노다에게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초기에 그는, 붉은색의 작업들을 많이 하였다. 붉은색은 클레이가 포함한 철분에서 나오는 색감인데, 이 철분은 신체에서도 혈액을 구성하여 붉을 색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클레이와 신체라는 오브제는 매우 밀접한 상관성을 가지고 있다. 후에 그는 색감에 대하여 더욱 강한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다양한 색상과 패턴을 표현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실험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색상들은 칼라슬립으로 준비가 되어 작품이 마르거나 정리가 된 후에 사용을 하게 된다. 히노다는 "이러한 슬립작업은 전통적인 방법에서의 유약 칠과는 매우 다르다. 이것은 집의 외벽이나, 플라스틱모델이나 자동차의 외부를 페인팅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이 슬립은 그의 작품을 윤곽이 뚜렷한 구조로 보이도록 도와준다. 처음에는 혼합된 색상의 슬립을 작품의 몸체에 칠해 클레이에 스며들도록 한다. 그 위에, 액체상태의 슬립을 덧칠한다. 그 형태를 강화하기 위하여 작가는 또 다른 층에 채도가 높은 색상의 슬립을 칠하기도 한다. 이러한 단계를 거치면 작품의 표면은 매우 거칠어져서 가까이에서 보면 마치 "펠트직모"처럼 보이도록 한다. 히노다는 이러한 독자적인 방법은 오랜 실험과 제작을 통하였으며, 그 독특한 색상과 질감은 작품이 실제거리보다 더욱 가까워 보이거나 더욱 멀어 보이는 착시적 효과를 주기도 하였다. 그는 이제서야 사물을 보는 거리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깨닫기 시작하였다.

  거친 황색 (Dry yellow)은 1995년에 발표하였던 작품에 주로 사용하였던 색상이었으며, 그 후로도 많은 작품에 사용하였다. 그는 미국브랜드의 강한 칼라를 사용하여 작품의 중요한 부분을 채색하여, 그의 작품이 약간의 익살스러워 보이도록 하였다. 이러한 표현법이 발전을 하였다. 작가는 "무엇이 작품의 중심"인지를 구상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여러 방향으로 형태를 확장시킨다. 이 결과 그의 작품들은 어떠한 유기체의 형태를 구성하게 되고, 그 형태는 마치 어떤 카툰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캐릭터를 구성하게 된다. 그는 하나의 대표적인 이미지에서 형태를 변형하는 것보다, 매일 일상에서 보는 모든 사물의 숨겨진 형태들을 인용하여 그 형태를 확장하거나 창조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아마 어떻게 그가 가볍고 엉뚱한 형태들을 생각해 내는지 설명해 줄 수 있다. 그의 작품 중 다수는 무게감을 줄여 직접 멱에 연결이 되거나 설치가 된다. 그 작품들은 귀엽기도 하지만 엽기적이기도 하며, 쾌활해 보기이도 하지만 자조적으로 뭉쳐있기도 한다. 이렇게 한 형태에 두 가지의 얼굴을 하고 있는 캐릭터들을 형성하는 이 거친 황색, 이것을 "히노다 옐로 (Hinoda Yellow)"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이 젊은 작가에게 약속을 한다, 이러한 현대도예의 무한한 가능성이 곧 진보하는 '예술' 그 자체라고 말이다.

  그는 "나의 작업은 항상 3차원의 도자형태에 포커스를 두고 있으며, 특히 작가의 손이 지나간 흔적이나 클레이,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물리적 느낌을 제거하는 데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진심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은 형태가 아니라 언어이며 리듬이나 흔적이며, 존재감이다."라고 했다.

  히노다의 작품은 전형적으로 유머스러운 형태와, 활기있는 색상 그리고 독특한 마감법이다. 그리고 이전에는 어떠한 작가도 이러한 도자의 느낌을 전해 주지는 못했다.  최근 몇년동안 히노다의 작품은 인간의 형상을 갖거나 애니메로 작품 표면에 평면이미지를 독특하게 표현하고 있다. 비록 그의 작품이 명백히 인간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하였더라도 그들은 침체된 감정과 이상한 감각 등으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강조된 '눈'의 형태는 그의 최근 작업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눈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작품이 당신의 시선(응시)에 반응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이러한 방식은 관찰자와 관찰대상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형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 작업은 정확히 말해서 눈의 형태를 가진 입체물(3차원) 위에 눈의 형태를 그린 평면작업(2차원)이 결합되는 과정을 거친다. 관찰자들은 친숙한 만화 캐릭터의 평면적인 '눈'이, 입체적인 조각품 위에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매우 어석하게 느낀다. 2차원 공간의 이미지들은 가상적이어야 하고, 실제와 '같아' 보여야 한다.  이렇게 관람자들의 '어색한 느낌'의 경험은, 애니매이션 세대인 젊은 작가가 인물을 묘사하는 독특한 방법에 의해 만들어 진다. 이런 느낌은 그의 작품이 강한 인상을 주는 표제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작품을 작가는 "내 머리 속에 떠도는 조각들"이라 부르지만, 모든 작품은 뚜렷한 특징을 갖는 시니컬한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관람자는 작품을 통해 작가가 경험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 작가 홈페이지-http://www.geocities.jp/hinodatakas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