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맥켄지(Warren Mackenzie)의 삶과 작품세계

오중현

l.서론

ll.본론

1. 삶과배경

2. 영향과작업관

3. 작품의 분석

lll.결론

 

* 참고문헌

l.서론

 

워렌 맥켄지(Warren Mackenzie)의 그릇에서는 동∙서양의 정신과 양식의 결합을 통한 완벽함을 찾을 수 있다. 그 완벽함이란 치밀함이나 긴장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자연스러움에 의한 감흥이다. 그의 그릇들이 그러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은 그의 스승이었던 버나드 리치(Bernard Leach)에 의한 영향과 1950년대 미국에 유행하였던 동양의 도자기법과 철학, 선(禪)사상 등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1]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1950년대 초반 미국의 도예계에서는 영국출신 도예가인 버나드 리치와 일본인 도예가인 하마다 쇼지(濱田庄司),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야나기 무네요시(柳 宗悅)의 저작물(著作物)과 순회강연, 전시회 등을 통한 영향력에 의해 동양도자(특히 일본)의 전통에 대한 관심과 선(禪)사상이 크게 유행하였다.[2] 버나드 리치는 생애의 많은 기간을 동양에서 보냈으며, 일본에서 전통 민속 도예에 관한 연구를 하였다. 그는 기능주의로의 귀환을 주장하였으며 도자라는 것은 자연과 국토와 친근한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과 일에서부터 나와야 한다고 믿었다. 버나드 리치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제작했던 섬세하고 차분한 작품들과는 큰 대조로, 캘리포니아에서는 피커 볼커스(Peter Voulkos)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예 조각가들의 집단이 형성 되었는데 그들의 작품은 그 당시 미국의 미술계에 크게 유행하던 추상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아 전통적인 표현방법에서 벗어난 매우 급진적인 성향을 가진 작품들이었다.[3]

워렌 맥켄지는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버나드 리치에게 정식으로 도자기를 배웠고, 미국 도예계에서 기능성에 근거한 도자의 전형적(典型的)인 형식을 따르는 도예가중 한명이다. 맥켄지가 리치에게서 배우고 있을 때, 리치는 도예가로 큰 명성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예술가와 사상가로서도 높은 위치에 있었다.[4] 맥켄지는 리치를 통해서 동양의 유구한 역사성과 전통뿐만 아니라 소금유와 슬립웨어[5] 같은 영국의 전통 기법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맥켄지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표현언어는 미국적 양식을 강하게 보여준다. 맥켄지의 작품에서의 장식적 요소는 그의 빠르고 자연스러운 손가락놀림, 도구 같지않은 것으로 만들어내는 텍스추어, 자유스럽고 감각적인 즐김 들이다. 그의 작품에서는 완벽하고 치밀한 계산 보다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워렌 맥켄지의 삶과 배경, 그의 작품과 관련하여 영향 받은 야나기 무네요시의 사상, 버나드 리치와의 관계 및 동양 도자의 영향과 미국의 도예계에 대한 그의 생각들에 대해 고찰(考察) 해보고자 한다.

Ⅱ. 본 론

1. 삶과 배경

워렌 맥켄지는 1924년 2월 16일 미국 미주리주의 캔사스시에서 스코틀랜드계 미국인인 프레드 맥켄지(Fred Mackenzie)와 아델레이드 맥켄지(Adelaide Mackenzie)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에게는 쌍둥이 자매와 한명의 형이 있었다. 아버지는 전열기구와 가스 배관 등을 취급하는 회사의 외판원 이었다. 1941년 고등학교 졸업 후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시카고 미술학교(Art Institute of Chicago)에 입학해서 데생, 회화, 디자인 그리고 미술사를 배웠다. 1941년 미국은 태평양에서는 일본과 그리고 유럽에서는 독일에 대항하여 전쟁 중 이었다. 1943년에 군에 입대하여 실크 스크린 기술자로 훈련차트나 지도 등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일을 했다. 군에 있는 동안 일본의 요코하마에서 근무하였는데, 그곳에서 화가인 Dr. Shigeo Miyata를 만났다. Dr. Miyata는 동경의 Nichida 갤러리에서 맥켄지의 회화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군 복무를 마친 1946년 다시 복학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회화 수업이 마감되어 들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도예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도예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 수업에서 첫번째 부인이었던 알렉산드라 코레스키(Alixandra(Alix) Kolesky)를 만나게 되었다. 일년 뒤 알릭스(Alix)는 졸업을 했고,그 해 6월에 그들은 결혼 했다, 1948년 맥켄지는 대학을 졸업을 하고 미네소타(Minnesota)주의 세인트 폴(St.Paul)에 위치한 세인트 폴 갤러리 앤드 아트 오브 스쿨(St. Paul Gallery and School of Art)에서 도자기, 조각, 디자인을 가르쳤다.

1949년 여름에 워렌과 알릭스는 세 달간의 유럽 여행을 가게 되었다. 여행 중 그들은 영국 콘월(Cornwall)의 세인트 아이버스(St.Ives)에 위치한 버나드 리치의 공방인 「Leach Pottery」에서 2주간을 머무르게 되었다. 버나드 리치는 맥켄지 부부가 다음해 부터 자신의 공방에서 견습생으로 일하는 것에 동의를 했다. 여행을 마치고 워렌과 알릭스는 세인트 폴로 돌아왔다. 다음해인 1950년 버나드 리치가 미국여행을 왔을 때 맥켄지 부부는 리치와 같이 영국으로 건너가서 「Leach Pottery」에서 견습생으로 약 2년 반을 일했다. 그곳에서 일하던 마지막해인 1952년 봄에 데본(Devon)의 달팅턴 홀(Dartington Hall)에서 열린 국제 도자∙직조 공예가 협의회(International Conference of Potters And Weavers)에서 루시 리(Lucie Rie), 한스 쿠퍼(Hans coper), 야나기 무네요시(柳 宗悅), 하마다 쇼지(濱田庄司)를 만나게 되었다. 그 해 여름 맥켄지 부부는 Leach Pottery에서의 과정을 마치고 미네소타의 세인트 폴로 돌아갔고, 그 곳의 St.Paul Gallery에서 도자기를 가르쳤다.

1953년 맥켄지 부부는 미네소타주의 스틸워터(Stillwater)부근의 농장 가까이에 작업장을 세우고 가마를 만들었고, 미네소타 대학(Studio Art Department at the 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도자기 강의를 시작했다. 맥켄지는 1954년 미니에폴리스(Minneapolis)의 워커 아트 센터(Walker Art Center)에서 첫번째 전시를 열었다. 1954년부터 전임으로 미네소타 대학에서 도자기 강의를 시작했다. 1962년 부인인 알릭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부인의 죽음은 맥켄지를 더욱더 작업에만 몰두하게 하였다. 1967년에 미네소타 대학의 도예과 교수가 되었다. 1976년부터 79년 까지 NCECA(National Council on Education in the Ceramic Arts)의 의장으로 일했고, 82년에는 NCECA의 명예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1984년 에는 낸시 스핏져(Nancy Spitzer)와 재혼하였고, IAC(International Academy of Ceramics)의 특별회원으로 선출 되기도 하였다. 그 후로 1990년 미네소타 대학의 명예교수로 은퇴 할 때까지 교수와 작가로써 전시, 기획등의 끊임없는 활동을 했다. 은퇴이후에도 미네소타주의 스틸워터에 위치한 자신의 공방에서 현재 까지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2. 영향과 작업관

대부분의 맥켄지의 그릇들은 중국 송(宋) 대의 자기나 한국의 조선시대 그릇에 영향을 받고 있다. 워렌 맥켄지는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것 중에 하나를 한국의 도자기, 특히 조선시대의 그릇들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의 그릇들은 대단한 것들은 아니다. 유능한 도예가 라면 누구나 그런 것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의 그릇들에는 단지 실용적 목적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하기엔 무언가 다른, 그릇에서 보여지는 자연스러움과 생명력 같은 내면적 느낌들로 인해 한층 더 강한 감정을 불러 오게 한다. 그것은 드물게 나의 작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나의 작업들에 그런 힘이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이 내 자신과 나의 그릇을 사용하는 사람들과의 긍정적인 의사소통을 가져오기를 바란다.” [6]

또 다른 커다란 영향으로 야나기 무네요시, 하마다 쇼지, 가와이 간지로에 의해 시작된 일본의 민예 운동에 의해 조명(照明)되고 재해석 되어 탄생된 일본 민예도자기 들이다. 민예도자기로 불리우던 것들은 맥켄지의 작업에서 기능적 형태와 관련하여 보여진다. 또한, 일본의 민예도자기의 발전과 관련하여 한국이 일본의 공예에 미친 영향은 풍부한 일본의 전통 유산으로 발전 되었고, 그것은 민예도예가인 하마다 쇼지에 이르러 최고조를 이루었다.

물론, 버나드 리치에 의한 영향도 빼놓을 수는 없다. 리치에 의해서도 역시 한국과 일본의 영향을 받고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이나 일본의 그릇들의 장식이나 형태들을 흉내내거나 똑같이 만들지는 않았다. 맥켄지는 단지 그러한 동양적인 감성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다. 그러한 것들은 또한, 리치에게서 배운 동양의 전통 도자와 공예품에 관한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마다와 리치는 절친한 친구 였다. 리치는 도예가로서의 초기를 일본에서 보냈고, 하마다는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영국에서 리치와 같이 일을 했었다. 1950년대 그들은 지구의 반대편에서 유럽, 일본 그리고 한국의 전통적인 유산을 바탕으로 일했다. 그들은 당시의 절대적이었던 그들의 도예가로서의 위치를 통해 그것들을 재정립 시켰다. 그들의 도예에 대한 사명감과 작품들은 의식 없이 작용하는 언어로서 동·서양을 융합 시켰다.

맥켄지는 그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뚜렷한 작업관을 만들어 냈다. 그의 그릇들은 단순하지만 전형적 도자기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까지도 삶과 작업을 통해 리치, 야나기, 하마다의 도예에 관한 생각들을 이어오고 있다.

맥켄지와 미네소타 대학에서 가르쳤던, 그를 따르는 학생들(Wayne Branum, Tim Crane, Randy Johnston, Jeff Oestreich, Mark Pharis, 등)은 미네소타 지역을 중심으로 “밍게이소타(Mingeisota)”라 불리우는 집단을 형성했다. “밍게이소타”라는 단어는 “민예(民藝)”의 일본어 발음인 “밍게이(Mingei)”와 “미네소타(Minnesota)”의 “소타(sota)”가 결합된 합성어라 할 수 있겠다. 그들은 공방도예가[7]로서 미네소타 지역을 중심으로 일본의 야나기 무네요시에 의해 시작된 민예운동의 정신을 바탕으로 작업했다.[8] 야나기 무네요시는 민예사상을 통해서 민예의 첫번째 특성은 실용성(實用性)으로 “올바른 생활은 올바른 공예를 수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의 개념을 보고 감상하는 대상물로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공예품에서 탐구하였다. 민예의 또 다른 특성은 단순성(單純性)인데, 지나친 장식은 실용성을 감소시킬 뿐이며 진실로 아름다운 것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만으로 구성된 궁극에 다다른 단순미와 수수한 미(美)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였다. 맥켄지의 스승인 리치는 이러한 야나기의 사상에 동감하여 자신의 개인 작품과 함께 미와 실용성이 조화된 생활용기를 제작하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였으며, 자신의 예술의지를 충족 시키는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공예품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계몽 시키려 노력했다.[9] 리치와 마찬가지로 맥켄지 또한 야나기의 사상들을 받아들이고 발전시켜 “밍게이소타”라는 집단을 통해 미국 내에서 민예운동을 펼쳐 나갔다고 할 수 있겠다.

때때로 “밍게이소타”는 리치의 도예에 대한 전통적인 이념을 계승해가고 있는 미국의 마지막 집단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도 변하고 있고, 집단 내 많은 수의 도예가 들이 도자기의 기능성과 관련해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맥켄지의 이상(理想)을 따르기에는 사실상 비현실적인 면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맥켄지는 그릇이 저렴한 가격을 통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길 원했지만, 사실상 대다수의 도예가들은 비현실적으로 낮은 가격으로는 그들의 생계유지가 곤란했던 것이다. 하지만 맥켄지는 아직도 여전히 그릇의 낮은 가격과 기능성만을 고집하고 있고, 그릇은 전시되어 감상의 목적이 아닌 실생활의 쓰임에의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맥켄지는 “나는 내가 만든 그릇들이 쓰여지기를 바란다. 나의 그릇들이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유리 장식장안에서 전시되는 것보다 친구들의 식탁 위에서 음식들을 담고 먹기 위해 쓰여지기를 원한다.”라고 말한다.[10]

그는 자신이 만든 것들이 예술적 작품으로서가 아니라 실용적 용기로서 실생활에 쓰여지기를 원한다. 자신의 그릇들이 미술관이나 회의장의 한구석에 디스플레이 되어지기 보다는 친구들의 식탁 위에서 음식들이 담기고 사용되어 지길 원한다. 그는 기능성 안에서의 심미성을 말하고자 한다. “예술 지향적인 도자기와 기능성목적의 도자기중에 어떤 것이 더 예술적으로 우월한 것이다.” 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예술 지향적인 도자와 기능성 목적의 그릇들에 대해서 맥켄지는 약간의 모호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예술지향적 도자에 있어 좋고 나쁨의 기준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추상적인 논쟁 내지는 피터 볼커스, 웨인 힉비(Wayne Higby) 같은 현대 도자예술가들의 작품에 대한 논쟁에 빠져드는 것보다는 맥켄지는 가격의 문제를 통해 그의 판단을 논했다.

“도자예술가-조소를 만들기 위해 도자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는 하나의 작품에 수백,수천 달러를 요구 합니다. 이것은 큰 규모의 화랑이나 매매가를 끌어들입니다. 그래서 이런 경향은 갈수록 그릇보다는 다 색채의 조소를 하게 됩니다. 실용성을 가진 형태의 피터 볼커스의 접시나 웨인 힉비의 그릇 같은 것 조차 정말 쓰임(用)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예술지향적이며, 수집가나 박물관에 의해 구매되기를 바라며, 그렇게 보여지기를 원합니다. 큰 규모의 매매가 들이 기능적인 도자기들이 보다 덜 예술적이라고 말한다 하더라도 기능적 도자기들이 보다 덜 예술적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그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그들은 이익에 더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정말로 기능적 도자기들이 보다 더 높은 예술적 형태일수도 있습니다.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많은 사람들도 나의 생각에 동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핵심이 아닙니다. 진정한 핵심은 근본적으로 두 가지는 다른 관점이라는 것이지요.”[11]

공예의 본질을 쓰임에 바탕을 둔 기능성에 둔다면 맥켄지의 생각들은 공예의 본질에 대한 물음들일 것이고 맥켄지는 작품으로서 자신의 생각을 표출 한다.

맥켄지의 작품에서의 자연스러움은 그의 생활을 통해 드러나고, 그는 여전히 도자의 전통에 대한 자신의 세계를 뚜렷이 구축해 가고 있는 것이다.

3. 작품의 분석

맥켄지는 작품을 만드는데 있어 흙의 준비부터 번조 까지의 도자기를 만드는 전과정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자신의 힘으로 해나간다. 이것은 도공 혹은 도예가로서 리치가 주장했던 예술가적 공예가(Artist-Craftman)적인 의미로 받아들여 자신만의 개성있고 창조적인 도자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12]

맥켄지는 자신의 작품에 쓰일 흙을 직접 조합하는데, 과거에는 다양한 종류의 석기(Stoneware)제작용 흙을 썼지만, 최근에는 주로 미주리(Missouri), 켄터기(Kentueky), 오하이오(Ohio), 조지아(Georgia) 네 곳에서 온 건조한 가루형태의 흙에 칼슘 장석과 곱게 갈아진 규사(silica sand) 그리고 황토를 섞어서 사용한다.[13]

유약은 가끔씩 한 종류의 단일 유약만을 사용하고, 대부분은 각기 다른 종류의 유약을 사용하여 여러 번 담그거나 바르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것들은 가마의 다양한 온도와 소성 분위기에 따라 여러 가지의 효과로 나타난다. 또 가끔씩 서너 가지의 색유(色釉)을 이용한 상회(上檜)기법을 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장식에 있어서는 단순함을 고집한다.

그는 그릇에 새로운 디자인이나 문양을 만들어내는 것에는 별로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 대신 물레로 만들어진 그릇이 가지고 있는 입체감과 그릇자체의 의미를 나타내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부분의 그릇들의 형태나 표면은 기물이 젖어 있거나 부분적으로 마른 상태에서 변형시키거나 깎아내고 두드려져서 만들어 진다. 이러한 경우는 단순한 유약을 사용하여 그릇의 표면질감을 드러나게 해준다.

그의 그릇들의 형태와 유약의 단순함은 단순하다는 말보다는 조화로움으로 다가온다. 비록 문양이나 장식들이 많은 작품들이 보여 주는 화려함에 의한 아름다움은 없지만 그릇들이 전해주는 자연스러움은 아무리 봐도 지겹지 않고, 조화로우며 쓰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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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결 론

“맥켄지의 삶은 개인적이고 그의 일에 있어서는 공적이었다. 그는 그것들이 겹쳐지지 않도록, 서로 분리 하려고 노력했다. 그의 개인적인 삶은 관대하고 따뜻하였으며 매력적이고 좋은 친구 였다. 그의 전문적인 삶의 부분에 있어서는 일의 리듬을 가지고 서두르지 않았고, 다른 일이 있을 때는 중요한 일과 자신이 계속 해야 할 일에 대해 체계적으로 생각했다. 그의 공적인 삶은 과묵하고 남에게 불편할 정도로 소심하였다. 그는 자신이 가진 것을 솔직하게 말하고 자신의 고집을 가지고 있었고 명확한 생각이 있었다. 이러한 삶에 대한 태도는 그의 도자기(삶)-집, 작업장, 전시실- 속에서 나타난다.”[14]

그는 자기자신을 긴 역사의 흐름 안에서 일련의 도공들의 역사에 속한 당대의 도공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자기중심을 벗어버리고 자신의 도자기가 마을이나 시장에서 팔려나가 가족들이 요리하고 먹고 저장하고 꽃꽃이 같은 것들을 하는데 쓰이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것은 가격으로도 나타난다. 맥켄지의 작품들이 높은 질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작품 가격을 비싸게 받는 것을 거절한다. 그것은 그가 주장하고 있는 대중을 향한 실용적 도자기를 만들어낸다는 원칙중의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의 원칙들은 야나기 무네요시가 민예의 강점에 관해 논한 글속에 포함되어있다. “결코 쓰임을 떠난 경우가 없는 것, 염가인 것, 다량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따라서 대중의 일상생활에 소용된다는 것, 많이 만들기 때문에 기술에 숙련을 가져오고, 마침내 기교의 병폐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것, 미의식을 번거롭히지 않고 만들수 있다는 것, 무심(無心)에 된다는 것, 따라서 일체가 단순화 되는 것, 자연스러움이 있는 것, 작위(作爲)가 없다는 것. 이러한 성질은 사회적인 의미로도 강점일 뿐만 아니라, 심미적으로도 강점을 낳는다.”[15]

야나기의 이러한 사상은 버나드 리치를 통해 맥켄지에게 까지 이어졌고, 그러한 민예정신에 대한 계승은 자신혼자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교육자로 후배 양성으로 이어졌다.

맥켄지는 작품을 만들 때 완벽함과 계산된 정교함 보다는 불규칙한 형태와 불에 의한 변형에 더 많은 치중을 한다. 그러나 고의로 항아리를 울퉁불퉁하게 하거나 한쪽을 기울이지는 않는다. 그것들은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것들이다. 그는 계산되지 않는 우연함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을 작품에서 표출해 낸다.

현재 대학의 교수직을 은퇴한 후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직까지도 도공으로서 그릇 만드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의 그릇이 보여주는 자연스러움은 자연과 동화된 조화로운 삶을 통해 스며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참고 문헌

<단행본>

가드 클락,『도자예술의 새로운 시각』, 신광석 옮김, 미진사, 1986.

글렌 C. 넬슨, 『도자예술』, 임무근 ∙ 신광석 옮김, 미진사, 1998.

신상호,『현대도예-미래를 향한 움직임』,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소, 1993.

야나기 무네요시, 『공예의 길』, 이길진 옮김, 신구, 1994.

황종례 ∙ 유성웅, 『세계도자사-서양도자』, 한국색채문화사, 1997.

Clark, Garth. American Ceramics: 1876 to the Present, Abbeville Press, 1987.

Lewis, David. Warren Mackenzie-an American potter, Kodansha International, 1991.

<학위논문>

이정완,「Bernard Leach의 생애와 작품세계」, 이화여자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석사학위청구논문, 1984.

임미선,「야나기 무네요시를 중심으로 한 민예운동에 관한 연구」, 홍익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청구 논문, 1995.

<정기간행물>

Ceramics Monthly, June/July/august 2001.

Ceramic Review, issue171, 1991.

Haworth, Dale. “Warren Mackenzie”, Ceramics Monthly, Sep 1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