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네 오세(Arne Ase)의 작품세계 '도예' 라는 단어는 도자기 예술이라는 단어의 준말로 그릇 '기'器가 들어가는 실용적인 그릇의 의미를 포함한 도자기 예술로 사용되어 오고 있지만 다른 뜻으로는 도기예술, 즉 무른 그릇인 종류만을 다루는 예술로도 사용되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일본에는 도예를 도기예술로서 사용하며 자기예술, 즉 단단한 그릇과는 구별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도예가 그릇 '기'器를 뺀 도자예술의 약자를 의미하며 또는 흙의 예술이라고 한다. 도자예술의 범위는 실용적인 용도가 있는 공예도자, 다른 한 가지로 우리의 옛 것을 재현하면서 우리의 전통을 계승하여 나가는 전통도예가 맥을 이어가고 또 세 번째 분야로는 는 기계생산을 통한 대량생산 체제하에서의 용도중심의 생활자기, 건축자재 등을 생산하는 산업도예가 있다. 이 세가지 이외의 모든 도예를 현대도예라고 묶어놓고 다시 그 속에서 분류한다면 창의적인 조형성과 회화성을 강조하는 도자조각 계열과 현대건축의 한 부분을 담당하여 도자벽화, 건물내의 바닥타일, 또는 도자기둥 등을 주로 제작하는 건축도자가 있으며, 또한 환경미술의 한 부분으로서 도자조각이 건축물과 자연환경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환경도예로 구분 할 수 있다.1) 동서양의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인류 전 역사의 전개에는 도자기의 형태, 용기가 존재하였고 우리는 그것을 통하여 각 민족의 예술적 감각을 가늠 할 수 있다. 일찍 허버트 리드는 그의 저서 『예술의 의미』에서 "도자기를 기초적이고 문명의 기본적인 필요와 결부되어 있으므로 항상 한 나라의 민족정신이 이것을 매체로 삼아 표현되는 것이다."2)라고 규정하고 도자기의 추상성과 조형성을 강조하였다. 인류와 함께 등장한 도자기는 식생활 제사의식 및 장식품으로 사용되며 항상 인간과 함께 존재해왔다. 산업혁명 이후 많은 타 재료의 발명으로 실생활면에서 수공예적 도자기는 용도로서의 많은 역할을 상실해 왔고, 공업화된 생산체계에 의해 제작된 제품들로 대치되어 왔다. 현대 미술에 있어서 장르의 붕괴와 산업사회 하에서의 인간성 소외 등의 문제는 도예의 다각적인 모색을 가능하게 하였다. 실생활에 직접적으로 쓰이지 않는 용기일지라도 그 표현방법 및 의미는 다양화되어 작가의 개성이 잘 나타났으며 또 예술성 또한 인정받고 있다. 본 보고서는 용기의 형태를 기본으로하며 빛이라는 또 하나의 매체를 통해 작가가 나타내려는 자연의 생명력을 강조하며, 공간이라는 의미를 확장시켜 기 작업을 통해 또 다른 표현 방법을 제시한 작가 아르네 오세의(Arne Ase) 작품을 통해 '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자한다. 1 도자기의 用의 개념축소 경향-유럽의 근대이후의 사회적, 문화적 상황 유럽사회의 발전에 있어서 중세와 근대의 실질적인 전환점은 산업화가 이루어졌던 18세기였으며 그 여파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거니와 19세기의 자연과학의 발달이 현재의 과학기술과 생활양식에 지대한 변화를 미치고 있음을 볼 때 현대의 싹은 이미 근대에 잉태되었다고 보겠다.3)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최초로 발생했던 산업혁명은 자본주의 사회경제발전의 필연적인 사회였다. 그 발생 원인은 자본주의 국가의 국내외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어 수공업 생산으로부터 기계적 생산으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증기기관 등 기계의 사용범위가 확대됨과 동시에 교통 운수업에도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졌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진보는 다양한 생활용품들을 대량으로 시장에 쏟아 놓았다. 사람들의 손으로 정성스럽게 만들던 수공예품과 비교할 때 기계제품은 질적으로 뒤떨어졌고 상업주의에 의해 그 가치는 더욱 하락하였다. 이에 윌리암 모리스는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을 거부하고 중세의 수공예적인 생산방법으로 생활용품들을 공급하고자 '미술공예운동'을 전개하였다.4) 모리스는 기계만능주의가 생활 속의 미를 파괴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 가구, 옷감, 도자기, 제본 등에서 수공업이 지닌 아름다움을 회복시키고자 중세적 직인제도의 원리에 입각한 공예개혁을 시도하였다. 모리스의 이러한 혁신 운동은 1860년대부터 시작되어 1880년대 많은 건축가, 공예가의 호응으로 센추리 길드 (Century Guild, 1882), 아트워커즈 길드 (Atr Worker's Guild, 1884), 아트 앤드 크레프트 전람협회 (Arts and Crafts Exhibition Society,1888)등이 결성되었다. 대중으로 향한 '예술 민주화' 사상을 고취시키고자 모리스는 미술, 건축, 공예를 포함한 일련의 조형활동을 자신의 예술 영역에도 포괄시킴으로써 소위 근대 미학에서 중요하게 대두되어잇는 美와 효용성의 문제를 이미 생활예술 속에서 실천하고 잇었다. 그러나 19세기 낭만주의에 대두된 예술지상주의5)는 미와 실용을 엄격하게 나누어 예술이 다른 어떤 문화영역에도 종속되서나 관여하는 것을 부정하였다. 당시에는 예술의 범위가 기술과 학문을 제외한 '순수 예술' 만을 지칭하게 되며, 미는 영감을 지닌 예술가만이 파악 가능한 것이라는 천재성의 결실로 설명하였다. 그리고 공예의 기술은 다음 세대로 전수할 수 있는 축척된 지식으로 간주하여 인간적 산물이 아니 기술적 산물로 인식하게 되었다. 2 한편 1,2차의 세계 대전을 전후하여 유럽의 많은 예술가들은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고 이들은 뉴욕을 중심으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활동하게 되었다. 이들은 초현실주의, 큐비즘 등의 영향으로 구상적인 이미지를 거부하고 그림 자체에 행동을 표현함으로서 추상표현주의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뉴욕파의 형성으로 종래 유럽 근대 미술의 아류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던 미국 미술은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 이래 급속히 세계의 주목을 끌었고 전후 미술의 독자적인 지위를 차지함과 더불어 뉴욕은 파리를 대신하여 부각되기 시작했다. 기의 개념과 의미 현대의 '기'란 항아리와 같은 실용적인 그릇의 본질을 드러내 주는 하나의 오브제로써, 그릇의 형태를 암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능에 얽매이지 않고 한 작가의 개인적인 예술적 안목을 확대해서 표현해 주는 작품을 말한다. '기' 하는 말은 인류학이나 고고학, 미술사학 등의 학술적인 연구나 교과서에서 주로 쓰이고 있다. 의례용이나 부장용으로 사용된 그릇들이나 고대미술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는 중국의 고대국가인 상대의 청동기들은 '기'로 언급되며 결코 단순한 그릇으로 다루어지는 법이 없다. 이 그릇들에는 용도 이외의 어떤 가치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실생활에 사용되던 것이라 할지라도 오래된 도자기들은 인류문화 발전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왔다. 따라서 이들을 단순히 실용적인 그릇으로만 취급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이처럼 오래도록 변치않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온 특별한 그릇들은 오히려 현대적인 의미에서 '기'라고 표현하는 편이 적절할 것이다. 또한 오늘날, '기'라는 말은 예술적으로 가치있는 그릇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구분해 주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이러한 점으로 인하여 기의 형식을 다른 오늘날의 도예작품들은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기' 가 예술비평의 소재를 제공해주기 때문만이 아니라 미술품 상인들의 목적에 부적합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기라는 용어는 종종 무분별하게 사용됨으로써 타당성을 잃게 된다. 20세기 모더니즘이혼과 결부되는 개인주의의 득세로 말미암아 순수한 표현형식으로 다루기 시작하였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가장 추상적인 예술형식으로 부각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도자기가 극도로 단순화된 모더니즘 미술의 전형적인 본보기로 취급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더니즘이 이루어낸 가장 큰 성과로 일상적인 관심사와는 철저히 무관한 자율적인 예술품을 창조해 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도자기는 언제나 삶을 긍정하며 순수한 예술형식으로 탐구될 때 조차도 여전히 인간존재의 본질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그릇들은 다양한 표현을 유발시키는 예술적 형태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사실 모더니즘은 지나치게 순수함만을 추구해왔기 때문에 미학적인 측면에 있어서 전례없이 빈약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처럼 공허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예술가들은 이 상황을 향해 가는 길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되돌아보기 시작하였다. 이미 오래전에 예술가들에게 외면 당했던 '실용성'은 그들이 새로이 발견한 소중한 가치들 가운데 하나였다. 많은 예술가들이 미술사나 미술시장 등의 복잡한 이유 때문에 실용성을 배척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상징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3 모더니즘의 추상적 형식에 실용성을 결함시켜 보려는 시도는 건축적인 형식의 조각작품들을 통해 잘 드러나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그때까지 인간과의 연관성을 소홀히 다루어온 현대조각분야에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욕구와 이에 바탕한 창의력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켜 주었다. 조각과 마찬가지로 '기' 또한 본질적으로 정서를 다루고 있는 전형적인 형태를 중 하나이다.5) '기'의 형태를 기본으로 표면의 장식을 통해 작가가 나타내려는 생명의 이미지를 잘 나타내고있는 아르네 오세는 1940년 노르웨이 가울라에서 태어났다. 베르겐 국립미술디자인 대학에서 공부한 그는 87년부터 오슬로 국립 미술 디자인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아르네 오세의 작품의 특징은 유약을 바르지 않은 무광택 무채색의 접시와 사발을 만든다. 그 형태 역시 가장 간결한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장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종이처럼 얇은 표면을 잘 들여다보면 희미한 양각 형태의 장식이 보인다. 기의 형태를 기본으로 하고 표면 장식의 소재는 자연의 생물체나 거친파도를 나타내며, 빛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인간은 자연 속에서 태어나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이다. 그래서인지 인간은 자연을 통해 신비로운 질서를 인식하고 강렬한 감동과 생명적인 충동을 자연에 대한 직관적 체험은 자신의 내면세계 속에서 재창조의 과정을 거친 후 예술이라는 수단을 통해 표현된다. 아르네 오세가 말하는 자연은 그 자체 안에서 생명력을 지니고 있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생성되는 운동원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자연의 생성원리는 바로 예술의 창조개념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술은 자연이 작용하는 방식 및 내적원리를 모방한다고 말 할수 있다.6) 그가 사용하는 장식의 모티브는 크게 기하학적인 형태를 포함한 세 가지 형태가 있다. 기하학적 형태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체크무늬, 유기물의 형태로는 꽃, 식물, 식물의 일부분, 동물형태, 불규칙한 파도와 부드러운 물결무늬 그리고 박테리어 같은 조그만 생물의 커다랗게 무리 지어 헤엄치는 모습과, 그밖에 이 두 형태에 속하지 않은 비회화적 형태도 함께 사용한다. 이 세 가지를 불리하여 사용하지 않고 언제나 함께 사용하는 것이 그의 특징이다. "오브제의 형태를 최대한 단순화시키면서도 기능적이며 미적인 표현을 창조할 수 있는가하는 것이 나의 최대 관심사였다. 그에 대한 해답으로 찾아낸 것이 자기의 독특한 특성인 투명함과 명암만을 유일한 수단으로 하는, 유약을 바르지 않은 무채색의 도자기였다." 고 그는 말한다.7) 자연과 예술에 있어서의 생명의 의미-자연과 예술 모든 예술 분야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다양한 소재로 사용되어 온 자연은 그 무한한 신비성과 다양함으로 우주의 질서를 인간에게 보여줌으로써 그 자체로 아름다움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러한 자연의 질서속에서 모든 생명이 그러하듯 인간도 생성되고 소멸해 가는 하나의 생명체로 자리잡고 있으면 근본적으로 자연에서 분리될 수 없는 존재이다. 4 인간의 삶의 터전은 자연이다. 그러기에 인간의 생은 자연의 영향을 받고 인간의 미의식 내지 예술활동도 자연의 원리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8) 이러한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동서양의 해석을 파악해 보면, 중국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문제를 미학과 연계되는 문제, 또한 중국 철학에서 부단히 토론되는 중대한 문제로서 바로 천인관계를 말한다. 각각의 설법에 다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통일성을 긍정하며 천인일치 혹은 천인합일을 주장한다. 즉 인간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써, 자연에 대립되는 존재가 아닌 자연과 인간을 일원으로 보고, 인간의 참된 면을 자연과 합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해 왔다. 노자사상에 의하면 천지만물의 형상이나 인간까지도 모두 자연 속에 포함되는 것이며 결코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위에서 보듯이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통일뿐 아니라, 미(美)와 선(善), 정(情)과 리(理), 인지(認知)와 직각(直覺)의 조화와 통일 등을 중국미학의 특징으로 지적할 수 있다.9) 특히, 예술의 영역을 자연과 인간의 영역까지 포괄하는 매개항 내지는 중간자로 보는 종국의 관점은 서양미학의 그것과도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자연과 예술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중 예술이 자연을 모방한다는 관점은 서구의 예술사를 통해 오랫동안 여러 가지 해석을 낳으면서 대표적 예술관으로 자주 언급되어왔다. '예술은 자연을 모방한다'. 혹은 '예술은 제2의 자연이다' 라는 생각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19세기 자연주의 이론에 이르기까지 지속되어 온 고전미학의 근본명제이다. 이 모방론은 플라톤에 의해 모방기술이라는 개념으로 지적되었다. 즉 플라톤은 미를 다루는 개념을 자연이나 현실을 모방하는 기술이라 여겼다. 여기에서 강조되고 있는 모방이란 예술은 자연이 생산한 외적 세계를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이 외적세계를 생산해 나는 내적인 생명력 혹은 원리를 답습하는 것을 말했던 것이다. 이는 다시말해 자연을 미의 표준이라 하여 나무하나 풀잎하나 그대로 옳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인간의 미에 대한 감각을 길러준다는 의미에서 또는 정신을 함양시켜주는 지표가 된다는 의미에서 자연을 예술의 모범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연이라 번역되는 히랍어의 퓌시스는 '낳다', '생산하다'의 뜻을 가진 동사 혹은 '생산하다', '생성되다'의 뜻을 가진 수동형 동사에서 나온것이다.10) 이러한 자연의 의미는 생성, 탄생 등의 생명의 기원이라 볼 수 있다. 이렇듯 고대인들은 자연을 모든 생명의 근원이고 그 자체의 생성원리를 산출해내는 능산(能産)적 자연이라고 보았다. 자연 속에 존재하는 인간은 자신의 체험을 독자적 영역으로 표현하는 예술활동을 통해 생명의 근원을 찾고 있음을 볼 때, 자연이 예술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연은 모방할 수 있는 외적 대상으로서 생명원리에 따른 창조적 개념을 가르쳐 주는 친근한 대상이라고 본다. 생명의 힘으로 예술가들에게 소재를 제공하는 자연물에서 마치 광선이 프리즘을 통해 굴절, 반사되듯이 마음의 세계를 거쳐 또 다른 본인만의 생명이미지로 표현했다. 5 - 생명의 의미 생명의 본질은 무수한 생활물질의 일대복합체이다. 생명이란 생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하는 본원적 속성이고, 생물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으로 내적 체계를 갖고 있으며 살아 움직인다.11)는 것이다. 따라서 생명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동적인 과정을 뜻하는 것으로 유기적인 운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생명으로 본질 상 생명체는 탄생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소멸한다. 즉 생명은 순환속에서 유전된 또 한 생명을 품어 미래의 탄생을 예고하는 보이지 않은 성스러운 세계를 인식하게 해준다. 생명은 자신의 몸을 유지하고 나아가 자신과 거의 같은 개체 즉 자손을 남긴다. 이처럼 자신을 유지하면서 그 복제물을 만드는 능력이야말로 생명과 물질을 구분 짓는 결정적 차이점이다.12) 모든 종류의 생물이 그러하듯 종족을 퍼뜨리려는 본능은 인간에게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의 생명력을 표출하는 일은 자손을 남기는 것 이외에 예술활동을 통해서 표현되고 있다. 앞서 자연과 예술의 관계를 생명이미지의 모방이라는 측면에서 동일점을 찾아 알아 보았는데 예술에 있어서 생명의 의미는 무엇일까? 인간의 본능에서 시작된 예술의 발상은 일종의 자기 흔적을 외부에 남겨 놓으려는 본능으로 볼 수 있으며 자신의 흔적이 외부에 표현되어 나타나는 만족감을 예술활동의 근본적 동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미술은 자연원리의 재현을 위한 기술적 묘사가 아닌. 생명력을 표현하는 상징적 묘사인 것이다. 예술가는 관객에게 무엇인가를 전달한다. 이 말은 예술의 궁극적 목적이 작가의 의식 속에 떠오르는 감정이나 직감으로 대변할 수 있는 상징물을 창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표현된 작품은 예술가의 내면에 내재된 사상의 산물이며 적절한 재료에 의해 구성되는 창조적 과정의 결과로서 작품의 소재와는 별도로 강력한 생명력을 지니게 된다. 허버트 리드는 예술창작에 있어서 작가는 외계의 사건이나 혹은 그 대상이 생물이건 무생물이건 막론하고 그 대상을 생명적인 것으로 감지하고 생명적 존재로서 그대상의 현실상을 재표현 하는 것이다.13)라고 말했다. 즉, 예술에 있어서 표현이란 대상의 단순 복사가 아니고, 대상에 생명감을 부여하는 것이며 박가의 주관적 세계가 포함된 감정의 표출인 것이다. 헨리 무어는 미는 나의 조각에 있어서 목적이 아니다. 나에게 있어서 작품은 우선 그 자체의 생명력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안되는.... 작품은 그 자체의 강렬한 생명, 즉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에너지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14) 라고 말했다. 따라서 미(美)란 그것이 성립되는 근거와 바탕에 보편적인 생명 감정이 존재한다는 전제하에 조성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력과 미는 불가분의 관계로 정의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예술작품은 어떠한 은유적 이미지로 나타나는 인간의식의 표현이고 그 이미지는 생명적인 형식으로 나타나야한다는 것이다. 6 물론 예술가들이 생명적 형식에 관해 논할 때, 생물학적개념이 아닌 예술의 개념으로 말하는 것이지만 아르네 오세의 작품의 소재 자체도 삶의 터전인 생명적 외형을 모방하여 감정과 정서를 상징을 통해 생명적 이미지로 해석했다. 자연계를 구성하는 커다란 두 개의 맥은 동물계와 식물계로 구분 될 수 있다. 특히 모든 동물이 살아가는데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조건을 제공하는 식물의 특성은 동물과 달리 자체내의 기관운동으로 에너지를 얻어 생을 유지하고 모든 생물체의 생활에 필요한 요소인 산소의 공급원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인류에게 있어서 식량의 한 자원으로써 이용되어 온 식물은 생의 도구로 나아가서는 생의 영속성을 추구하는 기원의 한 바램으로써 그 성격을 같이 해 왔다. 예술가는 어떠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작품을 제작할 때 정확한 의미전달을 위한 수단으로써 '상징'을 사용한다. 상징은 하나의 심성과 하나의 관념을 어떤 유사성을 토대로 매개 시키는 방법이다. 그 결과, 하나의 관념을 어떤 구체적 대상물을 통하여 다시 나타내는 방식이라는 일반적 정의가 내려질 수 있다.15) 따라서 예술가는 이 설명되지 않은 상징을 통해 보는 이의 마음속에 그것을 재현시킴으로써 사상과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처럼 작가가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하기 위하여 어떤 다른 것을 대응하는 과정을 상징과정이라고 할 때 서로 관련이 있는 두 대상인 관념과 작품은 상징을 통해 의미가 부여되고 표현되고 형식화되는 것이다. 아르네 오세의 작품의 표면에 장식화된 소재에서 보듯이 식물의 일부분과 자유롭고 힘찬 파도의 곡선의 자유로움은 생명의 움직임을 내포하고 빛을 통한 제한은 생명의 신비를 표현하기에 용이하였다고 본다. 신비함과 기본적인 근원을 벗어나지 않은 그의 작품의 형태에서는 자연의 위대함과 생명의 가치를 한결 더 부각시키고. 모든 생명체의 소중함을 포용하고자 하는 입장이 아닌가 본다. 현대의 '기'란 항아리와 같은 실용적인 그릇의 본질을 드러내주는 하나의 오브제로서 그릇의 형태를 암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능에 얽매이지 않고 예술적 안목을 확대해서 표현해주며 실용성이 하나의 추상으로 다루어졌고 교묘하게 실용성을 암시해 줌으로써 신비감을 강조 한다. 도자기가 갖고 있는 공예적 정신, 고유란 추상적 특질, 그리고 당시의 자유로운 예술관이 합쳐져 표현의 극대화 할 수 있는 주제와 재료로써 용기를 만들었고, 실용성 및 심미성의 문제 를 넘어서 현대 도예에서는 작가 고유의 표현성 문제가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익명성이 강한 도자기의 특징은 작가 개성을 중시하는 이른바 개인적 예술로 인정된다. 각주 1) 정동훈, 『현대도자예술』, 서울, 디자인하우스, 1994, pp14-15 2) 허버드리드, 박용숙, 『예술의의미』, 서울, 문예출판사, 1985, p68 3) 김광명, 『삶의 해석과 미학』, 서울, 문화사랑, 1996, pp 9-10 4) 임미선,『야나기 무네요시를 중심으로한 민예운동에 관한연구』,홍익대, 석사학위논문, 1995, p8 5) 신상호,『현대도예-미래를 향한 움직임』, 서울, 홍익대학교도예연구소, 1993, pp244-245 6) 손효주, 한국미학예술학회,『아리스토엘레스에 있어서 예술과 자연』, 서울, 미술문화, 1997, p15 7) 이영혜 『누벨오브제Ⅳ』, 서울, 디자인하우스, 1997, P12 8)백기수, 『미학』, 서울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7, p8 9)김인환, 한국 미학 예술학회,『위진시대의 예술과 자연』,서울 서울미술문화 ,1997, p233 10)손효주, 『아리스토엘레스에 있어서 예술과 자연 위의책』pp9-12 11)수잔 K,렝거, 이승훈, 『예술이란 무엇인가』, 서울, 열화당, 1982, p45 12)차소림, 『생명의 형상화』, 서울, 홍익대학교, 1995, p3 13)H 리이드, 하종현,『예술의 의미』, 서울, 정음사, 1931,p160 14)H리이드, 김병익 『도상과 사상』, 서울, 열화당, 1981,p40 15) 이상권, 『근대미학에서의 상징의 개념』 홍익대학교, 1981 p17 참고문헌 1) 정동훈, 『현대도자예술』, 서울, 디자인하우스, 1994, pp14-15 2) 허버드리드, 박용숙, 『예술의의미』, 서울, 문예출판사, 1985, p68 3) 김광명, 『삶의 해석과 미학』, 서울, 문화사랑, 1996, pp 9-10 4) 임미선,『야나기 무네요시를 중심으로한 민예운동에 관한연구』,홍익대, 1995, p8 5) 신상호,『현대도예-미래를 향한 움직임』, 서울, 홍익대학교도예연구소, 1993, pp244-245 6) 손효주, 한국미학예술학회,『아리스토엘레스에 있어서 예술과 자연』, 서울, 미술문화, 1997, p15 7) 이영혜 『누벨오브제Ⅳ』, 서울, 디자인하우스, 1997, P12 8) 백기수, 『미학』, 서울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7, p8 9) 김인환, 한국 미학 예술학회,『위진시대의 예술과 자연』,서울 서울미술문화 ,1997, p233 10 )손효주, 『아리스토엘레스에 있어서 예술과 자연 위의책』pp9-12 11) 수잔 K,렝거, 이승훈, 『예술이란 무엇인가』, 서울, 열화당, 1982, p45 12) 차소림, 『생명의 형상화』, 서울, 홍익대학교, 1995, p3 13) H 리이드, 하종현,『예술의 의미』, 서울, 정음사, 1931,p160 14) H리이드, 김병익 『도상과 사상』, 서울, 열화당, 1981,p40 15) 이상권, 『근대미학에서의 상징의 개념』 홍익대학교, 1981 p17 도판 1) Porcelain Bowl Φ31×H25 2) Porcelain Plate/ Dish Φ61 3) Porcelain Bowl Φ21×H25 4) Porcelain Bowl Φ17×H20 5) Porcelain Bowl Φ40×H15 6) Porcelain Bowl 7) Porcelain Bowl Φ40×H15 8) Porcelain Bowl etching and Watercolor Φ30×H30 9) Porcelain Bowl 1985 H24 10)Porcelain Bowl 11)Porcelain Plate/ Dish Φ61 12)Porcelain Bowl Φ40×H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