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전에 부쳐

정호진은 자신을 잘 안다. 덤비지 않으면서도 느리지 않다. 그리고 남과도 겨루려 하지 않는다.

그릇을 만드는 일은 자신을 들여다 보는 일이요 그 일 자체가 禪이 아니던가? 그래서 불이 이미 그를 배반할 것을 알면서도 담담히 가마문을 열고 꺼내져 나왔을 때의 썰렁함 까지도 받아들이는 정호진은 참으로 생활속의 구도자이다.

조선조 그릇의 대부분을 차지한 사발형을 주제로한 그의 작품에서 역사의 편린을 읽는다. 언젠가 그는 우리를 감동시킬 작품을 할 수 있으리라. 역사를 기억하는 작가는 동서고금을 통하여 우리를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이제 또 하나 나눠요의 별이 우리를 떠나고 있다 자기색깔을 더욱 선명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는 그를 떠마보내지 않으며 그의 길을 축복한다.

2003.03
단국대학교 도예학과
교수 박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