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8*18*31cm
3. 45*45cm
4. 50*50*55cm

이인진은 유약을 사용하지 않는 전통적 소성기법으로 현대적 조형감각을 불러 일으키는 무유도기를 제작하는 도예가이다. 그는 물레로 항아리나 접시 등 기본적인 기의 형태를 만든 다음 나무로 불을 때는 재래식 소성방법으로 고집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순하고 소박한 형태의 항아리는 우연히 생기는 검붉은 색의 투박한 면과 매끄러운 표면이 어우러지면서 무한한 시각적 호소력을 갖는다. 그의 무유도기는 대단히 감성적이다. 무한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표면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한없이 흔들어 놓는다. 여기에는 어떠한 조형적 이론이나 장식적 형용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에게 왜 무유도기만을 고집하냐고 묻는다면 아나 인공적인 예술이 아닌 자연의 섭리를 추구하는 예술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그의 무유도기를 보면 '흙을 만지며 살아갈 수 있는 삶에 고마움을 느낀다'는 작가의 독백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유재길(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