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날씨의 3월입니다. "대지의 노래"라는 타이틀의 이번 전시회는 예전의 변승훈 선생님의 작업과 사뭇 다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분청 그릇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변승훈 선생님은 이번에 10년의 세월 동안 선생님께서 갈망하시며 추구했던 세계를 선보입니다.
변승훈 선생님은 예술의지를 불태우며 보냈던 방황 속에서 흙의 신비와 기쁨을 체득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흙과 물레를 반려로 자신의 인생을 꾸려옵니다. 그러나 변승훈 선생님은 그릇의 아름다움이나 색채의 고고함과 같은 단순한 형식미에 머물 수 없었습니다. 바로 변승훈 선생님이 바라보는 세계에 대한 관점을 우리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앞서 말했던 삶의 의미와 대자연의 기쁨, 그리고 체관하는 삶의 자세를 도자로 만든 예술작품 속에 담아내는 것입니다.
도자로 위세 좋은 나무를 만들고, 그루터기를 빚어내며, 만다라의 기하학적 작품을 연출하고, 거기에 한지가 가미되고, 작품에 묻혀있는 검은 거울은 우리의 모습을 비추기도 합니다. 이 다채로운 형식 속에 숨어있는 의미는 우리 곁에 대자연 숨결이 있고 이 숨결과 교감했을 때 급박한 우리의 도시생활의 숨통이 트이며 비로소 "대지의 노래"가 들리게 된다는 변승훈 선생님의 절실한 마음입니다.

갤러리 아트사이드 대표, 이동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