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석은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있는 작가이다. 어떤 대상을 미리 스케치하고 그것을 냉정하고 차분하게 작업하는 두뇌형이라기 보다는 일단은 작업대 앞에서 떠오르는 형상들을 순식간에 표현해내는 감성형의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는 산해경을 중심으로 한 신화에 나오는 온갖 형상들을 작가의 상상력 속에 결합되어 나타난 형상들이 주된 소재이다. 산해경은 고대 중국의 가장 오랜 지도책인 동시에 고대인들이 생각한 "괴물 괴수 도감"이라고 할 수 있다. 산해경은 사마천도“감히 말할 수 없다(不敢言之也)”고 했던 기서로 알려져 있으며, 상상력과 환상의 보고로서 고대인의 꿈과 무의식에 뿌리를 둔 원형적 심상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활자에서 보이는 형상들을 작가의 손을 빌어서 재미있게 표현해 내고 있다. 네발 달린 게다가 날개까지 가지고 사람의 얼굴을 한 형상, 물고기의 몸을 가지고 상체는 사람인 인어에 이르기까지 온갖 흥미로운 형상이 보인다.
이정석(1970년 생)은 서울산업대학교와 아이치현립 예술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예를 공부하였고, 일본 아시히朝日신문사를 비롯하여 준이치신문사, 그리고 세계도자비엔나레 국제공모전에서 각각 우수상과 심사위원상등을, 2005년 일본 다지미에서 열린 국제도자기공모전에서는 금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