蓮, 도자기로 다시 피다.

롯데화랑 부산본점에서 김상호의 도자 초대전<연이 피다>전을 개최합니다.
작가가 작품의 모티브로 삼고 있는 소재는 연(蓮)입니다. 연꽃은 진흙탕에서 피어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생태적 특성으로 고결하게 살아가고자 한 옛 선인들의 사랑을 받아 온 꽃입니다. 또한 연밥은 과거급제와 다산을 기원하는 길상의 의미로 화조도나 책거리도와 같은 미술품에 자주 등장합니다. 이번 전시는 전통적 미술품의 친근한 소재로 쓰여왔던 연을 현대적인 조형언어로 새롭게 해석한 김상호의 평면, 입체, 설치를 아우르는 현대도예작품 50여점이 전시됩니다. 무엇인가를 담아야 하는 도자기 형태의 다양한 변주를 실험하던 작가는 특히 연꽃이 지고 난 자리에 연밥을 품은 연방에서 무한한 조형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방의 형태와 색채, 질감의 아름다움을 도예작품에 접목하였습니다.
자연적인 형태를 원기둥이나 육면체와 같은 기하학적 형태로 치환하고, 줄기와 씨방으로 구성된 연방의 구성요소를 분리,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비교적 연의 형태를 짐작할 수 있는 기물부터 원래의 이미지는 거의 퇴색되고 다소 기호적이고 상징적인 형태의 설치작품까지 다양한 도예작품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실용성과 심미성을 동시에 충족하며 작가가 끊임없이 갈구하는 도예영역의 확장과 창작애의 열정을 이번 전시를 통해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2007.9 롯데화랑 부산본점 이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