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韓鳳林은 전승 도예가 보여준 기능 중심의 작품보다는 오브제로서의 "미술성"을 강조한 작품에 전념하는 작가이다.

이는 도예의 공예성을 거부하는 태도지만, 그의 의도는 물리적 기능으로부터의 해방과 미적 감각의 충족이라는 또 하나의 가치에 있다.

그의이같은 의도는 도예에 대한 새로운 해성의 결과인 바, 시각적 기능에 충실하려는 현대도예의 한 조류를 형성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도예가 한봉림은 일찍부터 오브제 작품을 통해 한 사람의 조형작가로서 존재해왔고, 이번 전시회에서는 또다른 변모를 우리에게 선보인다.

다시말해 이전까지의 작품에서 보여준 평면과 입체와의 관계를 다른 각도로 추구함으로써 그의 근작은 회화적 요소를 동반하는 새로운 조형가치에 도달해 있다.

이번 도예전에 출품된 작품들의 특징은 세가지 관점에서 분석해 볼 수 있다.

첫째, 형태에서 자유로운 형상을 통한 무한한 운동을 함축하고 있다.

둘째, 청자,백자의 중간색을 택함으로써 온건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셋째로, 이번 작품들에서 새롭게 시도한 문양을 통한 회화성의 추구는 그 실험적 성과를 가장 잘 거두고 있다. 백상감과 흑상감으로 자유롭게 표현한 회화적 요소들은, 유백색과 형태 사이에서 긴장감을 주리만치 절묘히 조화되어 있다.

도예가로서 기존 관념을 탈피하고 새로운 조형가치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도예가 한봉림의 앞날이 주목된다.

- 미술평론가 李 慶 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