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빚는 마음

흙은 "人心"과도 통한다. 하늘과 닿으면 "天心"이 될 것이다.

흙은 材料媒材로서 陶에 有用할 뿐만 아니라, 원천적으로 陶는 흙을 기반으로 하여 잉태된 예술이다. 거기에 물과 불이 加熱되는 工程을 거쳐 흙의 예술인 陶藝가 성립된다. 저 아득한 선사시대에도 토기는 만들어졌다.

도예가인 徐吉龍교수는 그간 그 자신이 命名한 <穀物象嵌技法>에 바탕을 둔 특이한 도자방법을 개발하여 꾸준히 진척시켜 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것은 성형된 태토의 器표면에 좁쌀이나 보리, 볍씨같은 곡물의 낱알들을 부착시키고 높은 화도의 가마에 넣어 소성했을 때 나타나는 요철의 텍스추어 효과에 중점을 둔 방법이다. 近作에 있어서는 곡물들이 떨어져 나가 패인 자리에 다양한 색채의 施釉象嵌을 시도하여 보다 신선한 현대적인 감각의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다.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의 자랑할 만한 도예전통을 지닌 우리로서는 과거의 도자기술을 재생,복원한다든지 보존, 계승하는 일에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지만 동시에 오늘의 시대적 안목을 살려 창조성 있는 현대 도자기를 만들어내는 일도 시급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서교수는 특히 이 점에 관심을 둔 도예자로서 전승도예의 현대화 작업과 아울러 창작적인 도자예술의 추구에 부심해 왔다.

서교수의 다채로운 실험시도가 이 지역의 도예발전에 많은 공헌이 있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미술평론가 金 仁 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