徐基東의 作品世界

영국의 도예가 Harry Davis는 예술작품은 주관적으로 누적된 경험들이 환경에 의해 자극을 받고 영향을 받아 마침내 표출된 산물이라 정의한 바 있다.
즉 예술가의 잠재의식속에는 잡다한 선험적 요소들의 저장소가 있으며 이 잠재된 의식에 의해서 예술가는 표현미체인 재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막연하게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예술가의 잠재의식 속에 잘 축적된 경험들은 주어진 재료를 어떻게 변모시켜 가시적으로 형상화 시킬 것인가를 결정하는 무의식적 창조력이 되는 것이며 이러한 창조력을 바탕으로 하여 예술가의 헌신적이며 정열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계속될 때 소망스러운 창작행위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서기동은 비교적 만학의 대학시절부터 도예에 심취하여 누구보다도 열심히 작업에 임하였으며 졸업 후에는 한 사람의 신인작가로서 창작의 길을 정진하여 왔다.
그는 점토를 이용한 단순한 조형작업뿐만 아니라 학술서적을 통하여 도예미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하였으며 작업태도에 있어서도 관념적이거나 타서에 따라 그냥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점토를 가지고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제적에 임하였다.
따라서 그는 소지점토의 배합을 다각적으로 시험하여 그가 성형하고자 하는 목적에 적함한 소지를 스스로 조합하였고 또 형태와 조화되는 장식기법과 유약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그는 현대도예가 대구화단에 정착하기 시적한 70년대 중반부터 많은 작품들을 권위있는 전시회에 출품하여 호평을 받기도 하였다.

이제 그는 한 사람의 중견작가로서 첫 번째 개인전을 개최하고 그 동안의 작업결과를 평가받고자 한다.
이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의 면면에서 우리는 그가 꾸준히 연구하면서 창작에 임하는 편모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회전물레를 이용하되 단축의 기형이 갖는 단조로움에서 탈피하고자 다축의 원통형으로 변화시킨 조형의지, 각종 내화물을 소지토에 첨가시켜 특이한 질감을 표현함과 동시에 소지가 갖는 특성을 극대화시키고자 하는 도예기법 및 기술상의 시도, 또한 몇 가지 산화금속?을 정색제로 이용한 질박하면서도 차별된 유조 등이 작품전체에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 그는 이 첫 번째 발표전을 계기로 하여 보다 새로운 조형작업에 대한 불굴한 노력과 열정이 계속되어 이 땡에 그 만이 이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도자예술의 경지가 펼쳐질 것으로 믿어본다.

1986. 8. 14

김 영 태(도예가, 계명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