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

도록

게시글 검색
제2회 황용식 산업도자전
작가 :
2005-03-11 (금) 00:00 조회 : 879
장소 : 최 갤러리
기간 : 1991. 10. 24(목) ~ 1991. 10. 30(목)
黃龍植兄의 産業陶磁

우리가 갖고 있는 도자에 관한 인식의 폭은 놀랍게도 좁고 왜곡되어져 있으나 거의 대부분 그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이 오늘 우리 일반 사회의 실정이다. 특히 도자의 여러 분야 중에서 산업도자에 관한 인식 정도는 거의 몰이해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자는 크게 공방도자, 전승도자, 산업도자, 순수도자로 분류하고 있으며 각각 그의 기능과 역할의 특징은 다르지만 도자공예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일반사회의 폭넓은 기반을 형성하는 산업도자의 역할은 한 시대, 한 사회의 도자에 대한 인식의 확대와 직접 체험을 통한 공예미의 전개 과정에서 절대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의도적인 훈련과 훈련의 과정이 아닌 일상의 보편적 삶 속에서 무계획적이다시피 이루어 지기 때문에 산업도자의 역할과 파급의 결과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우리시대의 거의 모든 사람은 무의식 속에서 산업도자와 함께 생활하면서 도자공예를 체험하고 도자에 대한 미적 축적을 이루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산업도자가 갖는 역할과 기능의 실체와는 달리 우리사회의 인식 정도는 왜곡되고 축소되어 있는 실정이다. 물론 산업도자가 우리의 근대화과정에서 기존의 공방도예의 체계를 와해시키고 또 그것도 일제에 의해 강압적인 식민지 산업의 형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는 원인은 광복이후 산업사회의 과정을 지나면서도 외국모델의 복제와 변형에 머무르는 제작체계를 극복하지 못했던 데에 있는 것이다.
도자의 접근에 가장 보편적인 산업도자, 그리고 도자의 미적체험을 축적하기 위한 가장 쉬운 통로가 복제품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일반사회는 물론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제작인의 도자미감과 도자관은 한계 지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며 새로운 창조적 생명력이란 기대될 수 없는 것이다.
70년대 복제품 지향의 산업도자에 아카데미에서 현대도자의 교육과 조형훈련을 받은 전문인들의 등장은 이 분야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시키려 하는 구체적인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들의 역할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우리 일반사회가 그 노력의 결과를 향유하기 까지는 끈기있는 여유를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많은 전문인들이 관심을 보였었지만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은 권오훈, 권영식, 황용식 三人이며 모두 70년대에 산업도자의 생산현장을 체험하고 80년대 전반부터는 대학에서 교육을 통하여 산업도자에서 조형미의 전개와 질적발전을 위한 작업에 임하고 있다.
황용식 兄은 1975년부터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에 출품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산업도자로 일관하여 왔던 제작자로서 흔히 이끌리기 쉬운 순수미술 지향의 소위 도조작업이 유행하기 시작하는 80년대에도 그리고 지금도 산업도자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않는 제작자이다. 兄이 87년 첫 개인전에서 의도한 것은 "도자의 수용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이었다. 여기서 제작방법의 정밀성과 함께 소재의 선택에 있어서도 이미 생활에서 체험되었던 보편성을 바탕으로 하면서, "제작자의 의도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수용자의 참여로 완성되는 조형의 가능성"에 대한 모색의 기회를 갖었었다.
이러한 제작자의 배려는 수용자에게 일방적인 이해와 접근을 요구하는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을 제작의 한 부분으로 끌어들임으로써 함께 공감하고 체험하려고 하는 의도로 보였으며, 이러한 노력은 산업도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우리 일반사회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그리고 적극적인 자세로 나타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에는 수용자에 대한 배려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그를 위해 兄은 재료의 선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훈련된 성형기술로 정밀성을 보장받고 있다. 일반의 인식이 기계적인 것으로만 간주되어 온 성형법이 갖는 단순성과 완벽성을 미세한 부분에 한하여 파괴하면서 兄의 작품의도를 조심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물론 그러한 작은 변화는 즉흥적이거나 주관에 치우치지 않는 계획된 것이며 그 계획은 오랜 실험과 제작의 과정에서 체득한 것으로 객관적인 현상을 지니는 것이다. 그러한 객관적 현상은 兄의 가능한 절제된 조형체험으로부터 비로소 나오는 것으로 객관과 주관이 합일되는 실현하기 어려운 일치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에는 하나하나의 작품이 개체로서의 존재의 의의를 갖는 한편 참여자의 의도에 따라 재구성이 가능해짐으로써 조형의 다양성과 함께 임의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 점 역시 제작자의 치밀한 계획과 객관성의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산업도자가 갖추어야 하는 필수적인 조건은 대중성이다. 재질, 기능과 함께 사회의지지가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우리의 산업도자가 극복하여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또 그것은 새로운 모델을 창조하는 그래서 일반사회의 도자미를 주도하는 방향의 첫 단계로 작용하여야만 하며, 현대적인 의미릐 후기산업사회가 지향하려 하는 고부가가치의 미술산업으로 전환되어야만 한다.
황용식 兄의 도자에 대한 이해와 우리 일반사회에 헌신하려는 적극적인 자세에 공감하며 진실한 의미에서 한국의 도자문화에 현실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마음은 비단 같은 분야에 있는 오랜 동료로서의 바램만은 아닐 것이다.

1991. 10. 최 건


써빙접시

써빙접시

써빙접시

조미료기

커피세트

주기세트




















   

QR C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