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국민의 예술적인 표현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은 그 예술품의 단순한 모방이 아닌 그 나라의 국민과 같은 정신적인 태도를 가지고 그에 근접함을 뜻한다. 독일의 도처에서 오랫동안 시도되어 왔고 또 지금도 시도되고 있으나 W. Koslar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애정과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의 생각을 한국 학생들과 교환하게 되었다. 이 교환과정을 통하여 얻어진 지각이 서로의 눈을 뜨게 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에 W. Koslar 교수는 한국 학생들을 찾았고 한국 학생들 또한 그를 찾았다.
그가 한국의 예술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는 도자기에 대한 자기자신의 고유한 도예표현력을 잃지는 않았다. 동시에 그는 도자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독일 내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미학적인 개념에서도 점점 멀어져 갔다.
W. Koslar는 결코 관찰자들의 기호에 영합하려고 하지 않았다. 소박한 유약과 거친 표면은 관찰자들로 하여금 전혀 가식없이 본질적으로 빠져들도록 한다. 이는 마치 그가 의도적으로 장식물을 배제함으로써 관찰자들로 하여금 직접 진수로 들어가도록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혀 가식없는 그의 작품에 제목을 붙인다. 전혀 벗어날 길이 없지는 않는 형이상학적인 절벽으로의 오름, 전혀 의미없는 곡예, 그러나 이중바닥 "은어의 여인", "뻐꾸기의 알", "나팔부는 천사", "등대선", "날으는 새", "잠자는 달" 이 모든 것들이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에게 목적물로부터 그리고 제목으로부터 재미있는 일들을 함께 발견하도록 가르쳐 준다. 여기에서는 상념의 종합의 문제, 보다 더 강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숙고의 문제가 중요시된다.
우리는 그의 시에서도 이러한 그의 생각들을 발견하게 된다. 즉 그의 도예에서의 소박함과 그의 언어표현에서의 부드러움을 비교하여 보면 그가 민감하고 관찰력 있는 인간임을 곧 알 수 있다. 만약에 시인이 도예공에게 방해가 되지 않고 우위를 차지한다면 도자기를 구울 때 마다 "흙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내놓아야만 한다"는 것이 그의 좌우명이다. 그럴 때에는 흙은 그저 가만히 W. Koslar가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를 기다려야만 한다, 왜냐하면 서정시 역시 모든 인간에게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즉 언어도 시인에게 그 시인이 의기소침할 때까지 반항할 수 있는 도구이다.
1924년에 출생한 W. Koslar가 그의 인생을 올바로 시작도 하기 전에 전쟁은 그로부터 다리뿐만이 아닌 그의 인생의 일부분을 앗아갔다. 생계유지를 위한 기술직업은 그에게 독문학을 포기하도록 하였으며 처음 보석 디자이너가 되고자 했던 그의 스승의 사망 후 도자기로 전향하였다. 오늘날에는 어느 누구도 생계유지를 위하여 독문학도가 되기보다 도예공이 되고자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에 그 반대였으면 어떠하였을까? 독문학자로서 자신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도자기를 굽는 직업에 소요한다면, 그리고 흙의 내면세계를 감지하기를 원한다면 말과 흙 사이에서 W. Koslar는 언제나 그의 빵의 일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1981년 그는 그의 딸 Cacilie의 피아노 책에서 "계속해서 쉬지 않고 듣는다는 것은 열심히 연습하는 만큼이나 중요하다. 너는 너의 귀를 손가락 끝에 옮겨놓고 그 귀가 음악의 내면세계를 느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쓰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단지 두 마디만 교환하여도, 즉 듣는 것 대신 보는 것을, 귀 대신 눈을 도입하면 우리는 1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변함없는 W. Koslar의 기본입장을 알 수 있다.
그의 언제나 생동감 있고 각성하는 정신, 언제나 활동하고 그칠 줄 모르는 정신은 다른 여러 가지들과 함께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W. Koslar는 한가함이나 듣지 않는 것, 보지 않는 것 및 연습하지 않는 것들을 마치 시간의 낭비인양 여긴다. 다른 이들은 그와 같은 숙련된 연령에 달하거나 쉼 없이 무리한 작업으로 인하여 찾아오는 피로한 상황하에서라면 조용함과 한가함을 얻기 위한 아늑한 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반면에 그는 그의 무리한 작업으로 인한 피로에도 불구하고 오래된 바로크형의 황폐한 집을 구입하여 그 집에 새로이 생명력을 불어넣고자 하였다, 이는 그가 수리하고 복구하는 세 번째의 집으로서 과거엔 가족들이, 아내와 세 자녀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던 곳이다.
이렇게 그는 라인강변의 조그마한 도시 Rhens에 자리한 고가를 복구하는데 도대체 한 인간이 어디서 그토록 많은 역량과 재치, 그리고 박력있는 힘과 끈기가 발휘되는지 놀라울 정도이다. W. Koslar는 쾰른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그의 학생들에게도 역시 힘을 요구한다.
시와 편지를 쓰고, 자신의 가정을 이끌며, 친구들을 돌보고 수준 높은 도자기를 굽는다. W. Koslar는 그 어느 것에서도 결코 흠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사상을 곧바로 도자기에 옮기기 위하여 그와 같이 창조적이며 그에 대한 커다란 재능을 갖는다는 것은 행복임과 동시에 불행이다. 자신의 창조력의 끝없는 원천을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없기에 행복이며, 이 원천이 무자비하게 빼앗기고 활동적인 형성자가 희생되는 흐름으로 쉽사리 변화되기에 불행이다.
W. Koslar는 그의 인생의 다른 부분을 돌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창조한다. 역시 그의 독특한 성격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여러 다양한 작업을 통하여 드러나는 불변성,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즉, 그이 작품은 위조 되어지지 않은 진정한 깊은 인간성에 시인하며 그로부터 다양함을 표현한다.
W. Koslar가 사람들을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람들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국외자이며, 도자기에 있어서도 역시 국외자이다. 그는 언제나 다른 시각을 유지하며 동시에 그가 도자기에서 한 것처럼 독일적인 것과 결부시키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젊은 도자기공들을 보호하고 도와준다.
자신의 강의 내부에서건 외부에서건 언제나 그는 그냥 원동력이 되길 바랄 뿐이지 결코 어떤 방향을 정하길 원치 않는다. 그는 제작들이 자신의 예술적인 영원함을 새기도록 노력하는 다른 여러 교수들과는 다르다. W. Koslar는 여기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고수한다. 도예적인 표현을 빌어 쓴다면, 그가 열정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가마 자체가 이 불을 태운다는 말일 것이다.

1991 Holger Hebenstreit



미궁(w:56cm,d:56cm)

빨간부엉이"클레오파트라"(h:28cm)

달팽이(w:55cm)

큰 나팔을 부는 천사(h:35cm)

땅의 요정(h:60cm)

페터 소년의 달 여행(w:50cm, h:120cm)

물고기가 잆는 접시(w:38cm)

물고기가 있는 접시(w:33cm)

너도밤나무 시냇물의 신부님(h:160cm)

유령열차(w:45cm, h:2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