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주목할만한 변화를 보여주는 김종인의 두 번째 개인전은 첫 회부터 보아온 나 자신 뿐만 아니라 그녀의 작품세계를 알고 있는 이들에게 의문을 던지게 한다. 예전의 흐르는 듯한 부드러움 그리고 자연의 선과 얽히어졌던 형상의 기억속에서 어느 날 우리는 극적인 평면의 입체와 각박함까지도 받을 지 모를 짤려진 듯한 외형을 가진 여인들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큐비스트적인 각을 이룬 김종인의 [오늘의 여인상 '94] 는 여인들의 형상을 통하여 자신의 가슴앓이 그리고 그것을 이 사회가 제공한 여자이기 때문에(?)로, 또 크게는 현대사회 속에서의 우리들의 문제로 끌어내는 김종인적인 해석의 지금까지 보여온 오늘의 여인상- 짊어질 것들, 상자속의 여인들- 을 더 확대하려, 더 선명시키려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는 의도를 읽게 유도하고 있다. 형상변화에 따른 표면과 기법도 도자공예의 전통기법- 투각, 상감- 의 유연함에서 직선의 음각, 양각장식으로 달라지면서 형상의 현대적 이미지를 돕고 있는 것이 그 구체성으로 느껴지게 된다.

한편, 현대 미술공예의 커다한 획을 그은 영국의 미술공예운동을 떠오르게하는 예술적이며 실용적인 그래서 좀 더 따뜻한 자그마한 형상들도 보게 되는데 우리는 여기서 그녀는 또한 쓰는실용과 보는실용을 함께 제공해 주는 철저한 공예인임을 상기하게 된다.

김종인의 끊임없는 정진에 축하를 보낸다.

영국문화원장 톰 화이트





아프리카 여인에서 나를 본다.

에릭 겔의 여인에서 나를 본다.

내가 늘 서 있어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