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순 도자전에 부쳐

 모든 문화의 변천과정에는 항상 전통과 창조의 문제가 대두되어 왔으며, 우리의 현대도자문화에 있어서도 쉽게 풀리지 않는 매듭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통과 창조의 문제는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하기보다는 고유성을 바탕으로 하여 지속적인 변모를 추구하는데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도자공예는 우선 「무엇을 담을 수 있는가?」에 그 의미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며, 기능적이고 합리적인 공예형식을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또한 도자예술은 순수 조형표현에 초점을 맞춘 흙의 예술로서 조각분야와 밀접한 장르로 이해되고 있는 것이 보편적이다,

변화되는 도자문화의 시대상황에서 신철순의 첫 번째 도자전은 그 방향으로 보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의 작품성향은 주입성형기법에 위해 제작한 용기적 성격을 갖는 자유로운 형대구조의 기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삼족기의 형식을 응용하여 접시 또는 Bowl의 기능을 부여함으로서 용기의 범위 내에서 독특한 형상성을 표출하고 있다. 아울러 이에 실험적 조형표현을 표면처리에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감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그간 연구해온 이중기벽 주입성형기법을 작품에 이용하고, 돌의 부분형태와 질감을 조화시킴으로써 대비효과를 의도한 것으로 생각된다.

젊은 도예가이자 디자이너인 신철순의 창작의욕과 표출과정을 지켜보면서 감각위주의 표현영역에 치우치지 않고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개척해 나가는데 대해 큰 기대를 해 본다.

서한달(상명여자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