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종의 도예 - 접시속에 응집된 아름다움

 오늘날 한국의 현대도예는 다양한 표현방법에 따른 조형적 가치판단의 혼란속에서 방황하다가 이제 점차 제자리 매김을 하고 있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과거의 화려한 예술적(예능적) 전통은 작가나 예술애호가 모두에게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흡인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이러한 전통이 현대예술의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통예술에 대한 향수와는 별개로 그것의 두꺼운 껍질을 깨면서 새로운 조형의 가능성에 도전하도록 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오늘의 현대도예 상황을 전통적이거나 인습적이고 재래적인 것과 파격적이고 실험적이며 조형위주의 개성적인 것으로 정확하게 이분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어쩌면 현대도예가는 매우 자유스럽게 그들의 조형의지를 표출시킬 수 있는 방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오늘 첫 번째 도예개인전을 갖는 정병종은 10여년의 작가 경력과 4년여의 대학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자신의 작품세계의 일단을 보여주려고 한다.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현대도예의 한 모습이 보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가지 형상으로 굴절되어 투영될 수 있기 때문에 필자의 견해가 그의 작품세계를 오히려 오도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어차피 예술작품에 대한 감상이나 평가는 상당한 주관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필자도 주저없이 정병종의 작품에 대하여 몇 가지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정병종은 10여년 동안 작품활동을 해온 중견 작가로서 그는 이제까지 대단히 보편적이라고 할 만한 형태의 범주안에서 도예의 미를 찾고자 하였다.

 그의 작품은 난해하지도 않고 감상하기에 부담스럽지도 않다. 쉽게 만들어진 작품은 아니지만 감상자는 쉽게 이해하고 가볍게 감상하면 된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위에서 어렵고 힘들게 만들어진 작품들이지만 보는 사람은 보고 감상하고 즐기기에 편하다. 이것이 그의 작품이 갖는 장점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으니 그것은 그가 추구하고 탐구해온 도예미의 본질이다. 즉 그가 그릇 속에 담고자하는 그의 메시지나 조형의식을 유추하거나 이해하려고 하는데서 우리는 그의 조형세계에 대한 감상이나 평가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보고 즐기기에 마음 편한 정병종의 작품 특히 그의 접시 속에 담겨진 내용들 혹은 접시 속의 공간을 통하여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내용들을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할 때 우리들은 그의 작품속에 몰입하여 그와 감성적 교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1997. 6  김 영 태 (도예가 / 계명대 미대학장)    

順生하는 自然 - Ⅰ

順生하는 自然 - Ⅱ

順生하는 自然 - Ⅲ

順生하는 自然 - Ⅳ

順生하는 自然 - Ⅴ

順生하는 自然 - 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