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성이 강한 한국의 도예계에 원경환은 독특한 존재이다. 삶의 소재인 흙과의 대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용도를 떠난 공간에서의 전개를 시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유약을 사용하지 않고 소성하여 흙의 강한 組成力을 보여주는 작품과 균열되어가는 흙의 표정에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구분된다. 거기에는 인간의 신체를 흙의 연장으로 보지 않고 호흡하는 흙을 인간과 같은 위치에 놓고 보려하는 동양적인 감성과 철학이 엿보이며 흙의 표정의 다양한 전개는 기하학적인 형태에 의해 공간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그의 뛰어난 감각에 의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內側에 흙을 바른 아크릴 박스로 구축한 이번의 공간은 질서정연한 구성과 어우러져 마치 石室과 같은 곳에 있는 것 같은 기묘한 빛으로 가득 차 있다. 아크릴 박스를 투과하는 금빛광선과 내부에 넓게 퍼져있는 어렴풋한 은빛 광선이 갈라진 흙의 표정을 차분하게 부각시킨다.

  마치 胎內로 들어와 앉아 있는 것과 같은 불가사의한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다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흙도 호흡하는 무한한 표정 변화를 그의 공간에 刻印하고 있다.

中村 城(사이타아 현립 근대미술관 주임 학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