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도예전에 부쳐


조선조의 백자는 우리가 손꼽는 문화유산이다. 그 달항아리의 풍만함과 당당함에서 씩씩함을 배우고 따뜻한 설 백의 색조에서 꺾이지 않는 부드러움을 이해한다. 그것은 실용의 예술이다. 강민수는 그 맛과 혼을 이어받아 21세기의 도기장이 되고자 한다. 실용의 예술가는 현대를 이해한다. 즉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는 것이다. 방향을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끊임없이 나아갈 수 있는 저력을 간직한 것이 아닌가?
 
강민수는 필요한 소리만 듣는다. 잡다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 그에게는 큰 장점이다. 그래서 그에게 독특한 흙의 맛이 배어나고 있다. 한껏 기량이 있는 물레질이며 힘찬 붓놀림에서 거침없는 미래를 엿볼 수 있다. 대담하면서도 세밀한 처리의 흙맛. 그것은 장인이 간직해야 하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닌가? 강민수는 이번 전시회에 그 기량을 충실히 나타내고 있다. 끊임없이 도기장의 솜씨를 사모하며 정진하는 강민수의 모습은 미래의 큰 나무를 보는 듯하다.

1999.3 단국대 도예학과 교수 박 종 훈


18×18.5×18.5㎝

25×19.5×19.5㎝

35×38×38㎝

28×20.5×20.5㎝

18.5×22.5×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