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사람을 가르치는 일은 어떤 식이든 작업에 장애가 되는 일이다. 선생이라는 직업이 가진 특성이 폐쇄적이라는 점 외에도 우리의 학교라는 시스템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 많은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작업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직업이 학교에서 사람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것도 현실이다. 그만큼 우리의 직업 여건이 열악하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선생들이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적 역할을 제외하고라도, 우리나라 미술계의 중추에 있는 것도 선생이라는 직업의 안정성을 반영하는 한편 전업으로 작업하는 것의 고단함을 반증하기도 하는 것이다. 문제는 선생노릇 반을 통시에 만족시키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데 있다.

우리 갤러리는 선생이자 작가인 김경한의 초대전을 결정하면서 김경한의 '작가 노릇 반'에 주목했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정정도 작품세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측면과 작업이 시간적 편차 없이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작가로서도 '전업적'이라고 판단하였다. 우리는 김경한의 이번 전시가 선생이자 작가인 도예가의 하나의 전범으로 보여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일정부분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번 김경한 초대전이 도자공예를 전공하는 많은 후학들에게 미와 실용을 두루 만족하는 김경한의 작품을 통한 미적 장 일뿐만 아니라 그의 장인적 기질이라는 정신적 요소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확신하며, 초대에 응해준 작가에게 감사의 마을을 전한다.

한전프라자 갤러리 김 영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