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되고 싶은 도자기들... 언제부터인지 나의 공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들이 있다. 일상에서 허둥대다 ‘나’를 찾는 시간 늘 그리움으로 대할 수 있는 것 생각 만 해도 미소 짓게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먼산에 이고 있는 殘雪靑松에 비치는 아침 햇살과 바람 민들레 총총 피어난 강둑 나무의 끝을 감도는 미풍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호수 달빛이 있는 저녁 나들이 바다를 잘게 부수는 햇빛과 따뜻한 조개껍데기들...

내 기억의 잔상에 남아있는 그림들과 그 속에서 가져왔던 흔적들을 작업속으로 가져왔다. 그것들은 현실에 대한 보상이자 애뜻함이다. 내가 속하고 싶은 순수한 자연이나 기억 속의 여러 物像을 캐스팅으로 혹은 판작업이나 코일링으로 조합해가는 나의 작업은 스스로에 대한 확인이며 개인적인 의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주는 변함없이 포용하는 자연과 함께 어울어 지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모습들이기도 하다. 돌, 조개껍질, 열매, 나무 가지, 새, 구름... 이들은 모이고 조합되고 붙여져 새로운 형태의 예기치 않은 기쁨으로 태어난다. 그것은 공예가 가지는 물리적 기능과 일상에서 잊혀졌던 여러 의미를 회복시켜 주는 심리적 기능을 함께 가지기를 기대한다.

또한 그 속에는 바람과 함께 느껴지는 밫과 여러 가지 감정을 띤 자연의 색을 같이 담아보려 하였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바다와 하늘색, 가을 햇빛의 알갱이들 속에서 피어나는 색깔들의 장마비를 그것을 유약으로 찾아보려 시도하고 실험하였다. 유약으로 그린 수채화처럼... 그 서정적이고 회화적인 풍경, 자연이 담긴 우리 일상의 소도구들이 우리시대의 소박한 꿈과 얘기들을 따스하게 담아내고 그리하여.... 때로는 내가 만든 도자기가 한편의 詩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2000년 11월 작업 노트에서
염 미 란


야윈 가을
Un oiseau arrogant 25×35×10㎝ 1250℃

선교장- 그 연밭 무성한 연잎을 헤치고 Sungyojang-parmi les feuilles de lotus 25×16×8㎝ 1250℃

경포호수-새들의 천국 Lac Kyongpo des oiseaux 25×16×12㎝, 25×16×16㎝ 1250℃

빛이 된 성게 L`oursin devenant lumiere 30×16×24㎝ 1250℃

바다 빛 바다 La mer de couleur de la mer 19×14×23㎝ 1250℃

삶이 추억으로 가고 Une vie dans le souvenir 18×32×15㎝ 1250℃

비 개인 오후의 바다는... Apres-midi, apres la pluie, la mer... 24×30×14㎝ 1250℃

그리움 언덕 너머로... Le regret au-dela de la colline 25×19×9㎝ 1250℃

아침부터 소슬히 비가 내렸습니다. Des le matin, il pleut tristement 25×19×9㎝ 1240℃

들꽃 피는 언덕 La colline ou les fleurs sauvages fleurissent 24×30×14㎝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