形 속의 부적이야기
한국적 문화의 원천은 자연적 질서에 있으며 한국환경은 그러한 질서를 통하여 완숙하여 졌고 한국인의 심성과 사유세계가 토양으로 뿌리내릴 수 있었다. 한국의 문화는 수 천년을 두고 한국인의 심상에 함양되어 온 천만갈래의 정서적 고비 고비의 형상화이며 양식화된 형태들이다. 그런 형식과 양식들은 수 천년간의 세월 속에서 한결같이 변하지 않은 채 또는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런 변화를 겪으면서 발전되어 다양한 형태들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부적은 민간신앙의 한 형태로서 자연스럽게 표출되어져 왔다.

우리 나라의 국어 사전에는 이를 불교나 도교를 믿는 집안에 악귀나 짚신을 쫓고 재액(災厄)을 물리치기 위하여 야릇한 글자를 붉은 글씨로 그리어 붙이는 종이라 설명하고 부작이 라고도 부른다‘ 고 기록하고 있다. 부적은 정해진 길흉화복의 운명을 간절한 염원과 적덕을 바탕으로 수정해 보려는 의지를 담고 있으며 이의 실현을 위해 신들을 부리는 명령서로서도 쓰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의 작업은 우리 민족의 삶과 애환이 나타난 창조적인 추상적인 형태의 문자를 현대적으로 조형화 하여 부적이 담고 있는 한국의 철학적 의미와 내용을 중심으로 재해석 재구성하여 문자의 조형성과 그 속에 녹아 있는 인간의 삶과 애환을 좀더 깊이 있게 표현하고자 한다. 그리고 현대사회에 다양하게 나타나는 종교적 현상과 초월적인 신에게 의지하려는 인간 내면에 깊숙이 잠재되어 있는 의식을 중신으로 과거와 현대를 이어주고 서로 공감될 수 있는 주술적 산물로써 철학적 의미와 조형적 미를 결합하여 제작하게 되었다.

아울러 부적의 다양한 연구와 분석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생활 속에 녹아 있는 한국미술의 아름다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해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