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olecular face/ 17*55*182cm/2002
2. Molecule/11.5*7.5*19cm/2002
3. Molecule Box2/40*40*167cm/2002
4. Molecule Unit 1/72*36*190cm/2002
5. Molecule Unit 2/76*36*178cm/2002

디지털 프로세스가 공예를 바꾼다.- 최병건의 컴퓨터 베이스 세라믹

글/ 안인기(미술비평)

최병건의 이번 전시는 작품의 외형보다 그 속에 담긴 보이지 않는 제작 프로세스의 엄청난 잠재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름짓는다면 '컴퓨터 베이스 세라믹(Computer Base Ceramic'이라 할 새로운 도예의 가능성과 방향을 모색하는 그의 실험이 전시의 주제라 하겠다. 분자를 의미하는'the Molecule'이란 타이틀로 전시하는 그의 작품들은 '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과 제작(CADCAM)'에 의한 파티션, 벽장식, 타일과 몇 가지 화병을 포한하고 있다. 작품들은 컴퓨터 상에서 디자인되고 조각되어 대량복제 생산이 가능한 슬립 캐스팅으로 제작되었는데, 개별 유니트를 반복하고 구조화함으로써 실내 공간에 응용할 수 잇는 가능성을 가미하고 있다.
복제 생산이란 기계 생산 방식의 특성이며 규격화, 표준화를 통해 차이와 개성을 경제학의 이윤으로 조정하여 효율과 기능을 극대화한 모던 디자인의 이념이 표현된 것이다. 복제 생산의 일반화는 물품의 생산을 수공 생산에서 기계 생산으로, 재료와 기법에 대한 관심에서 디자인에 대한 관심으로, 장인의 노하우에서 분업 시스템의 합리성으로 이동시켰다. 디자인에게 자리를 양도한 공예는 전통의 고수, 미술로의 이동, 디자인으로의 전환을 두고 고심했고, 현대공예는 모든 가능성을 함께 타진하는 형국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해답은 여전히 유보되었고 해결은 쉽지 않았다. 최병건은 그러한 답보상태의 공예계에 '컴퓨터 베이스 세라믹'이라는 누구나 생각했을 법하였지만 아무더 실천하지 않았던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중    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