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이채민
동화를 도자로 구현한다. 동화는 작가가 전하고픈 이야기로 구성된 한편의 장면들이다.
동화의 주인공인 ‘곰’은, 결합된 ‘기(器)’ 와의 조합을 통해 네러티브를 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본인의 작품은 사랑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 사랑의 이야기는 에로스적 사랑의 이야기가 아닌 미성숙한 사랑이야기에 가까우며, 등장 사물들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은유적상징을 통해 드러낸다.
기의형태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투영하는 하나의 형식이다. 이는 기(器)의 형태가 가지고있는 기능적인 역할을 부각시키는데에 목적이 있다. 이 역할은 간결하고 정제된 특유의 미(美)이며, 본인은 곰의 모습을 지켜주는 하나의 방패로 이것을 인식하고 있다.
동화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주인공과 주변 사물들이다. 기의 탈을 쓴 곰이 주인공인 나의 동화는, 이야기별로 곰의 형태에 다양성을 준다.
주인공인 곰과, 한 장면을 구성하는 사물들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구현한다.
2차 이소윤
어릴 적 가족들이 학교 앞이나 시장에서 병아리나 금붕어를 사다 주는 일들이 있었다. 그렇게 작고 연약한 생명체들과의 잦은 이별들이 있었다. 지금 반려동물을 키우고 생명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많이 달라졌다. 나보다 여린 생명체들, 말을 못 하는 동물들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성된 것이다. 나는 작업을 통해 동물의 영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본 작업은 죽은 동물들이 새로운 공간에서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따라서 ‘영생’은 작은 생명체를 위한 이상적인 공간을 보여준다. 형태들은 식물을 형상화하며 흔히 볼 수 있는 모습들로 구성돼있지는 않다. 본인의 상상 속 공간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식물 또한 일반적이기보다는 변형되어 있다.
가마는 예측 불가능한 형상들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현상들을 통해 안정적이기도 하며 불안정한 공간을 나타내고자 했다. 또한 이 작업을 제작하는 나는 아직 미성숙한 사람이기 때문에 아직 완전한 공간을 제시할 수 없다. 그래서 보는 이들도 이 작품을 불안정하지만 새로운 곳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본 작품은 정돈되지 않은 거친 표면을 갖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질감이 적층 되며 크고 작은 여러 개가 군집된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땅과 같은 원리로 볼 수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하나의 새로운 세상 혹은 공간으로 인지하길 바라며 본인과 이별했던 생명들에 대한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란다.
3차 박선아
작업은 사람들을 대하는 나의 모습을 다룬다. 내 모습은 어떤 장소, 상황에서 어떤 사람들과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때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은 의식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을 모아 만든 것이기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이기도 하다. 이를 여러 동물의 얼굴을 섞어 만든 형태의 탈을 뒤집어쓴 인물로 표현한다.
동물들은 각각 사는 환경, 행동 양식에 따라 그에 적합한 신체 기관을 발달시켜 왔으며, 사람들은 이러한 특징에 따라 동물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거나 사람을 묘사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사막여우와 토끼의 큰 귀는 열을 쉽게 배출하게 하고 먼 거리의 먹이나 포식자의 기척을 감지한다. 다람쥐는 볼주머니 가득 먹을 것을 담아 운반하며, 겨우내 먹을 먹이를 곳곳에 저장한다. 미어캣이 두 발로 꼿꼿이 서서 사방을 경계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시도때도 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사람을 미어캣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는 상황에 따른 행동과 태도, 표정 등에서 동물의 특징과 닮은 부분을 골라 탈을 만든다. 인물은 탈을 뒤집어 쓰고 귀를 쫑긋 세우거나 목을 빼고 돌아보는 등 일상적 동작을 취하며 나의 모습을 표현한다.
4차 최서우
인간과 동물을 구분할 때에 ‘학습을 통한 본능 통제 가능성’을 구분점으로 삼는다. 나는 지금껏 학습을 통해 안정적인 제작기법과 예측가능한 유약 지식을 배워 작업하고, 경험의 폭에 한정된 재료를 선택했다. 이는 예측 가능하다는 안정감과 동시에 정해진 결과값이라는 지루함을 느끼게했다. 극복하기 위해 학습된 지식으로 스스로 통제한 발상의 자유와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본능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방식을 연구했다. 과정의 결과로 나는 새로움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가장 순수하게 작품에 담는 방법인 물성탐구를 선택했다.
<ANIMAL>에는 일상을 탈출하여 미지의 길을 개척하고 도전하는 야생동물처럼, 나만의 작품세계를 찾고자 하는 실험과 도전 정신이 담겨있다. 나는 코일로 만든 동물형 골조를 입체 캔버스로 삼고 그 위에 유약과 슬립을 자유롭게 도포한다. 유약은 소성 중에 코일을 타고 흘러 새로운 위치에 고착되거나, 서로 뒤엉켜 골조의 공간을 채우기도 한다. 작품 속 유약은 평면 차원의 표면 장식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조형요소로 보다 적극적으로 연출된다. 소성 과정 중에 발현되는 유약 물성은 예측불가한 우연의 효과로 동물 형상에 새로운 성격과 생명력을 더해준다.
이를 형상화하기 위해 나는 여러 실험으로 조절 가능해진 다양한 소성 온도대의 유약들을 높은 온도부터 낮은 순으로 작품에 활용한다. 유약의 융점차와 불규칙한 유동성 외에도 타재료와 함께 소성하기 등 도자 물성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지속적으로 실험 중이다. 나에게 반복된 소성 과정 속 점토와 유약 그리고 보조재료의 물성 변화 탐구는 작품을 다채롭게 변화시키는 연구 과정이자 새로운 작품의 영감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다.
4차 이경은
관심사는 우연적이면서 의도적으로 모여든다. 취미든 물건이든 처음엔 무의식적으로 흥미를 느끼다가 점차 관련된 것들을 의식적으로 좇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연과 의도가 공존한다고 본다. 아무런 접점도 없던 물건들이 누군가의 관심을 끌고 관심사라는 이름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나는 시간을 함께 보낸 물건과의 이야기, 평소의 습관 등을 작품화한다. 학창 시절 등하교를 할 때마다 들고 다니던 인형은 처음으로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게 했고 학급 안 내게 별명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그 당시 친구들과 함께 한 게임은 첫 협동 활동이었으며 현재는 취미이자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나는 단순한 취미 활동이었던 게임과 일상을 함께하며 점차 그 분위기에 동화하고 있었다. 어느새 나는 우연히 접한 관심사들과 닮은 것들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지인들은 내게 유사한 분위기의 물건을 선물했다. 관심사들이 결국 나를 나타내고 있었다.
학창 시절부터의 관심사들은 꾸준히 쌓이기도 깎이기도 하며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좋아하던 책의 내용도 시간이 지난 후 읽을 때 다른 내용으로 읽히듯, 어떤 관심사는 내 경험에 따라 다른 시선으로 읽혀 흥미를 잃기도 했다. 나는 계속해서 관심사들을 수집하며 솎아낼 것이고, 나를 만들어갈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쌓고 긁는 행위에 담아낸다. 흙가래를 쌓아 만든 형태 위에 질감과 색을 입혀 쌓는다. 좀 더 직관적인 이야기를 위해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인형을 사용하기도 했다. 인형 겉에 슬립을 층층이 쌓아 형태를 본뜬 후 떼어 낸다. 나는 켜켜이 쌓아 만들어진 층을 밀어내기도 하고 긁어내기도 하며 변화하는 시선을 표현한다.
3차 채민정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그 생각의 이유는 무엇이며, 나는 지금 현재 어떠한 상황인가? 이토록 머릿속을 맴도는 현현한 생각들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하고 나를 차분하게 만들기도 한다. 때로는 이런 생각들이 너무 많아져 서로 엉키고 설키기도 한다.
사람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뇌에 빠진다. 그 과정을 통해 생각의 영역은 확장한다. 생각은 멈춰있거나, 고여있기도 하지만, 꼬리의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이러한 생각들은 내면 속에서 점점 많아진다. 하나의 생각은 여러 생각들이 되고 결국엔 무수한 생각들이 된다. 나는 내면 속 생각들이 퍼져나가는 것이 포자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따라서 포자를 가진 버섯과 더 나아가, 포자를 가진 식물들의 형태를 통해 내면의 생각들을 표현한다.
<생각의 정원>은 무수한 생각들로 가득 찬 나의 내면을 여러 개의 포자식물로 표현한 연작이다. 내면의 수많은 생각들은 모이고 모여여러 식물들이 있는 정원이 된다.
3차 권지현
세상에는 우리가 느끼고 감각할 수 있는 세계와 의식으로는 알아차릴 수 없는 세계가 존재한다. 나는 이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하나의 그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보이는 세계에서 존재는 계속 변화하여 아무것도 그대로 남지 못한다.1)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본질은 죽음이다. 죽음은 모든 것의 가장 불변하는 성질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에서 등장하는 “미래로!”라는 외침은 결국 죽음과 닿아있다. 미래는 죽음을 전제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모든 것이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문득 드러낸다. 나는 이 그물 안에서 어디쯤에 위치해 있으며 무엇과 연결되어 있을지를 항상 궁금해한다. 나에게 작업이란 죽을 때까지 파악할 수 없는 이 그물망을 끊임없이 더듬어 나가는 행위이자 잡히지 않는 ‘어떤 것’을 물질로 변환해 붙잡아두려는 염원이다.
작품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다. 나는 우리의 무의식, 특히 꿈이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생각한다. 꿈속에서 텍스트나 이미지는 조각난 채 제공된다. 나는 이를 기록한 뒤, 시간이 지난 후 복기하며 작품을 통해 번역한다. 나는 꿈의 내용과 더불어 일상에서 마주한 생경한 장면들. 예를 들면, 언제부턴가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던 듯한 동물, 식물, 사물 등을 단서처럼 여기고 화면에 추가한다. 특히 ‘새’는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타자와 연결해 주는 매개체이다. 작업과정에서 조각의 부분이 그림으로 옮겨 오거나, 평면의 화면 구성이 입체로 환원된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탐구와 염원은 입체와 평면을 오가며 부유한다.
2차 윤지훈
나는 흙으로 조명을 제작한다. 저조도의 빛은 나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빛을 발산시키는 조명도 마찬가지이다. 빛이 영역을 구획하고 공간을 구성한다. 이때 불필요한 의식에 범위가 줄어들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즉 나에게 조명은 영역을 구분 짓는 울타리이다. 조명에 나를 대입하여 내면을 형상화하는 것이 작업의 목적이다.
나의 작업은 손 성형 기법으로 진행한다. 손 자국은 흙에 고스란히 남는다. 성형하는 행위가 직접적으로 보이고 흙의 유연한 물성과, 기법이 솔직한 표현을 원하는 나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기성품 조명의 형태를 그대로 가져오되 일반적이지 않은 재료인 점토를 사용함으로써 호기심을 자극한다. 작업은 크게 몸통, 목, 머리 세 부분으로 나누어 제작하고 번조 후 결합한다. 이때 결합부는 구조적으로 제작하여 안정된 형태를 나타낸다.
4차 김희정
사각형은 삶에 대한 나의 자세와 방식이 담긴 기본 단위이다. 또한 육면체는 단순하고 정적인 기하도형으로 수직과 수평의 시각적 안정감을 주는 완전한 형태이다. 이 기하 형태는 흙으로 입체를 만드는 나에게 중요한 시작점이 되었다.
육면체를 쌓기 위해 유약을 통한 수직, 수평의 구조적 접합을 한다. 유약은 대개 기능적인 용도로 사용되지만 고온에서 용융되어 접착되고 강도가 생기는 물성의 특성에 주목하여 접합제로 사용했다. 광물질과 물을 적절하게 배합하여 반죽이 가능한 상태가 된유약을 흙과 흙 사이에 두고 굽는다. 소성 후에는 기물이 가진 하중, 온도에 따른 유약의 성질 변화 등에 의해 수직을 유지하거나 비틀어져 축이 휘어진 변형된 구조를 가진다. 각개의 일정한 형태를 본인의 감각으로 새롭게 쌓아가며 나만의 조형미감을 찾아가고자 한다.
2차 은동기
물레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기하형(구, 원기둥, 원뿔)을 절단하고 서로 접합하여 새로운 형태를 만든다. 또한 기존의 기를 분해하고, 물레로 만든 기하형으로 다시 조립하여 나만의 형상을 만든다. 이로써 기의 조형성을 강화한다.
기존 기의 형상에서 동기를 얻고 작업한다. 하지만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일상에서 사용 될 여지가 있다. 이를 결정하는 것은 감상자의 역할이다.
4차 최나운
나의 작업은 신체적 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가치판단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성적 자유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경직된 성 관념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를 바탕으로 나는 현대의 성을 탐구하며 대상화된 여성 자아를 주로 이야기한다.
여성은 흔히 꽃으로 비유되며 수동적 역할을 요구받는다. 나는 여성 신체를 분절하고 식물과 재조합하여 새로운 생명체를 만든다. 인간도 식물도 아닌 이 생명체들은 찢어지기 쉬운 잎, 엉키기 쉬운 뿌리, 아슬아슬하게 지탱하는 줄기와 같은 연약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부드럽고 단단한 곡선과 구멍들을 가진다. 이것들은 얼핏 보기에는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관람자가 가까이 들여다보면서 여성 신체의 단면들을 발견할수록 불쾌하고 꺼림칙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 낯선 생물들은 사회적으로 부여된 여성성과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의 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창조물들은 다양한 매체들과 이질적으로 결합하면서 자유로운 에로티시즘을 발산한다. 무리 속의 개체들은 군집을 이루면서 원시적이지만 미래적인 정원을 형성하고 온전히 자립하는 강인함을 보여준다. 나는 이를 통해 성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제시하고자 한다.
2차 윤산하
모든 인간은 자신만의 이상(理想)을 가지고 산다. 그리고 이를 현실에서 실현하기 위해 사유하고 행동하며,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원동력으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이상이 전부 현실로 반영될 수는 없다. 어떤 인간은 이를 간과한 채 그릇된 이상을 토대로 행동해서 현실의 혼란을 야기한다. 이러한 이유로 현대 사회에는 개인 혹은 특정 집단만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무의미한 갈등과 폭력이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본인은 작품을 통해 동시대의 인류가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해 잘못을 저지르거나, 이를 외면하는 여러 모습을 기록해 풍자한다.
본인의 작품은 누구나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모순을 주제로 한다. 작품의 형태는 인간의 신체를 서로 조합하거나 이를 묘비석, 석물 등 죽음과 관련된 사물과 결합해 구성한다. 한 인간이 여러 감정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듯, 여러 표정의 얼굴이 공존하는 두상을 통해 개인의 모순적인 태도를 표현한다. 또한 여러 개의 손과 발이 결합된 묘비석을 통해 그동안 인간 집단이 만들어 온 사회의 역사를 기록하고, 이 역사가 축적되며 발생한 희생을 기리는 의미를 담는다.
3차 등쓰위
나는 성장하면서 항상 고독함과 외로움을 느낀다. 특히 중요한 사람이 세상에서 떠날 때와 친한 친구와 떨어질 때 이러한 감정이 더욱 강렬하게 나타났다. 그런데 타인에게 내면을 쉽게 표현하지 못한다. 때문에 작업을 통해 이러한 고독함을 드러내고 싶다.
식물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가질 수 없고 주변 환경을 통제할 수 없는 존재다. 그들은 자신만의 화분 속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화분 속의 식물을 고독한 사람으로 여긴다.
이번 작품은 사구 식물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이다. 본인의 주관적 상상과 감정을 융합하여 현대인 마음속의 고독함을 나타내고자 한다. 사구 식물의 날카로운 가시, 열매, 가지를 변형하여 표현했다. 작품의 색깔은 차가운 색체로 표현하였다. 색채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색상이 차분하고 외로운 느낌을 준다고 본다. 또한 화분은 사람 사이의 장벽을 의미한다. 인간은 말과 동작을 통해 내면을 표현할 수 있지만 서로 이해하기 어렵다.
2차 김지환
어린 시절의 본인이 겪은 한국 사회는 나이, 성별, 개인의 성격, 행동 방식, 외적인 모습 나아가 내면의 모습 등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지 않았다. “이상적인 사람”으로 살아가는 방법만을 교육했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라는 틀을 주입했다. 그렇게 자신을 끊임없이 재단하고 검열하도록 하였고, 본인의 내면에는 현 사회가 바라는 이상적인 것에 대한 반항심과 반발심이 계속해서 자라났다. 본인은 이상적인 모습에 속하지 못하지만 “이상적이지 않은 곳에서도 나는 존재한다”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행위와 상황, 상태는 틀의 내부와 적대시되며 부정의 사유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사회적 틀은 본인을 옥죄는 장치다. 이번 작업의 주제는 “저는 여기에 있어요, : I’m in here,”이다. 사람 형상의 작품은 사회가 요구하는 완벽한 모습에서 벗어난 본인을 상징하며 작품마다 눈이나 손, 발, 심지어 머리 아래의 모든 것들이 생략되기도 한다. 눈의 부재는 눈을 감는 행위보다 더욱 깊은 반항심과 방향의 부재를, 손의 생략은 명령에 대한 복종행위에서 느끼는 분노를 상징한다. 머리뼈만 남아있는 것은 제작자 본인의 이상향을 죽음(=끝)까지 관철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둥과 돌덩어리, 석탑의 형태를 가진 작품은 무언가를 기원하는 바위나 염원하는것을 비는 영험한 기운의 **기둥, **바위라 불리는 토템과 불교의 불탑 형태를 참고하였으며 마음의 평안함을 염원하고 기원하며 쌓아 올리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본인의 상황을 마주한다. 새는 자신의 의지로 중력을 거슬러 공중을 비행할 수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새의 머리는 자유를 향한 염원의 상징물이며 본인이 과거에 그러한 새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현재의 본인에게 질문을 던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