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운
1. 서론
고려후기의 인화는 조선초기와 연계되는 접점에 해당하는 바로, 한국의 고유 도자기라고 칭해지는 분-청자의 주요문양인 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실, 고려후기의 상감기법은 인화기법과 그리 다르지 않다. 더불어 고려청자 또한 분-청자와 별반 다른 성향을 가지지 않는다. 다만, 시대상의 구분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고려후기 인화와 조선초기의 인화는 구분지어 볼 것이 아니라, 함께 묶어 하나의 흐름으로 연구하는 것이 올바르다. 본 리포트는 고려후기 인화와 조선초기의 인화가 연계되는 13~14세기의 인화의 모습을 포착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12세기부터 15세기까지의 도자역사의 흐름을 살펴보고, 고려시대의 인화기법과 조선시대의 인화기법을 살펴본 후, 인화기법이 시문된 예를 유물로써 살펴보고자 한다.
2. 12세기부터 15세기까지의 도자역사의 흐름
2-1. 12세기 후반부터 14세기까지의 고려 상감청자
상감청자는 12세기말 13세기 초, 양식적 문양이 고안되기 시작함에 따라, 13세기 전반에는 상감청자 특유의 고식적 기형과 문양의 양식을 갖추게 되었다. 이 시기의 상감청자에는 고려인의 미의식이 구축되며, 고종년간에 이르면 이 아름다움은 더 절정에 이르게 된다. 현존하는 상감청자의 뛰어난 명품들은 모두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중기에 이르면 양식화된 문양이 다소 흐트러지기 시작되나 아직 고려적인 기형과 문양이 원종년간까지 꾸준히 제작되었다. 그러나 충렬왕대에 이르면, 원의 침입과 지배에 의해 기형, 유색, 문양 등에서 변화가 시작한다. 그러나 이 국가적 쇠퇴기에 있어서도 여전히 상감청자는 고려도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며, 오히려 전보다 더 성행하였다. 이 시기의 상감청자의 특징은 순수한 색과 정밀하고 우아한 문양들 대신, 그릇의 표면을 꽉 채우는 장식들과, 반복적으로 배치된 양식화된 무늬들이 청자를 장식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순청자에서 드물게 나타났던 봉황, 용문이 갑작스럽게 증가하며 예전에 볼 수 없던 모란 당초문이 이들 문양의 배경으로 새롭게 등장한다. 이와는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에 운치 있게 표현된 운학문은 좁은 공간에 작고 밀집되어 나타나며, 포류수금문은 약화되거나 도안화가 진전되어 이전시기의 서정적인 분위기는 보이지 않게 된다. 대접과 접시 등은 중심문양과 보조문양이 완전하게 구분되어 중심문양을 가운데 두고 아래위에 보조 문양을 둔 3단이나 4단으로 구획되는 것으로 정형화된다.
2-2. 12세기 후반부터 15세기까지의 인화문양
상감청자는 12세기말 13세기 초, 양식적 문양이 고안되기 시작함에 따라, 13세기 전반에는 상감청자 특유의 고식적 기형과 문양의 양식을 갖추게 되었다. 이 시기의 상감청자에는 고려인의 미의식이 구축되며, 고종년간에 이르면 이 아름다움은 더 절정에 이르게 된다. 현존하는 상감청자의 뛰어난 명품들은 모두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중기에 이르면 양식화된 문양이 다소 흐트러지기 시작되나 아직 고려적인 기형과 문양이 원종년간까지 꾸준히 제작되었다. 그러나 충렬왕대에 이르면, 원의 침입과 지배에 의해 기형, 유색, 문양 등에서 변화가 시작한다. 그러나 이 국가적 쇠퇴기에 있어서도 여전히 상감청자는 고려도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으며, 오히려 전보다 더 성행하였다. 이 시기의 상감청자의 특징은 순수한 색과 정밀하고 우아한 문양들 대신, 그릇의 표면을 꽉 채우는 장식들과, 반복적으로 배치된 양식화된 무늬들이 청자를 장식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순청자에서 드물게 나타났던 봉황, 용문이 갑작스럽게 증가하며 예전에 볼 수 없던 모란 당초문이 이들 문양의 배경으로 새롭게 등장한다. 이와는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에 운치 있게 표현된 운학문은 좁은 공간에 작고 밀집되어 나타나며, 포류수금문은 약화되거나 도안화가 진전되어 이전시기의 서정적인 분위기는 보이지 않게 된다. 대접과 접시 등은 중심문양과 보조문양이 완전하게 구분되어 중심문양을 가운데 두고 아래위에 보조 문양을 둔 3단이나 4단으로 구획되는 것으로 정형화된다.
2-2. 12세기 후반부터 15세기까지의 인화문양
인화기법은 단일 문양의 반복사용이라는 古신라 이래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통일신라의 골호의 제작에 특히 많이 사용되었다. 그 전통은 고려에 계승되어 초기상감부터 계속 이용되어 왔으나, 본격적으로 인화문양이 상감의 주 문양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은 상감문양이 확대되고 도식화 된 13세기 전반으로부터 시작된다. 흥미로운 점은 상감청자가 13세기 초에 진흥기를 겪은 후, 13세기 말에 이르러 조잡스런 문양을 양산하고, 14세기에 이르러서는 정세가 악화됨에 따라 질이 낮아지는 역사를 가졌다면, 인화는 그 반대의 경우를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인화문양은 14세기에 들어서면서 급격한 증가와 성행을 이루게 된다. 이에 따라 운학문의 구름이 우점문으로 변화했으며 특히 국화문은 완전하게 변해 잎을 제외한 꽃만 인화기법으로 표현한 것이 많으며, 잎이 있는 경우에도 꽃을 둘러싼 3, 4개의 작은 점으로 표현된다.
이러한 인화기법의 보편화는 대량생산에 따른 간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인다. 그래서 인화기법으로 찍어 넣은 작은 국화문이 모든 상감청자에 고루 등장하였고 자연히 면상감과 역상감과 같이 수공이 까다로운 기법은 사라지게 되었다. 포류수금문 또한 완전히 도식화된 모습으로 정착된다. 고려 말의 이들 문양은 상감과 인화기법과 함께 다음 시대인 조선에 그대로 이어져 분-청자의 제작배경이 된다.
분-청자에서의 인화문양에도, 앞서 언급한 상감청자와 인화의 반비례적인 발전과 유사한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 본래 인화기법은 압인양각의 기법과 유사한 대량생산의 상징도구였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인화기법은 조선시대에 이르러 왕실의 관청용으로 사용되어 고급도자기의 역할을 하게 된다. 즉, 상감청자와 유사한 청자대량제작용 도구로써의 인화기법이 가진 본래 목적이 시간절약이었던 것에 반해, 조선시대에는 인화기법이 항아리의 전면을 작은 점으로 채워 고급품으로써 공납해야 했던 노동의 산물이 되었던 것이다.
인화문양은 13~14세기, 그리고 15세기의 정치적 상황과 대비되는 성격과 그러한 상황을 대변해 주는 편년자료로, 당대의 문화와 성격을 비추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아래에 제시된 표를 통해, 13~14세기의 고려의 인화문양이 새겨진 유물을 살펴봄으로써 보다 더 자세히 이 시대의 성격을 알아보고 명확히 하고자 한다.
2-3. 유물 - 인화문양 (13~14c를 중심으로)
먼저 아래 표를 다루기 전에 인화기법이 사용된 도자기의 편년문제를 언급하고자 한다. 아래 표에서 “시기”는 도판이 있던 책에서 발췌한 시기를 말하며, 문양의 형태와 기법을 고려하여 추정시기를 다시 조정한 것이 “재추정시기”이다. 대부분의 유물은 시기문제가 일관성 이 없어 보였기에 문양과 기법을 고려하여 시기를 재조정하고자 하였다. 시기의 조정에는 아래의 내용을 중심으로 잡아보았다.
1) 인화문양이 얼마나 쓰이고 있는가 (주문양인가 종속문양인가)
: 인화문양은 대량생산과 관계가 있으며, 문양이 전면에 나타날 시에는 대부분 자기의 품질이 낮은 편이다. 인화기법을 활용한 문양은 주로 13세기부터 나타난다. 초기의 인화는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였지만(12~13세기), 13세기에는 상감청자의 종속문양으로 사용된다. (13세기) 후반기에 이르면 주문양이 되거나, 완전히 기면 전체를 덮어버리는 성향이 보인다.(13세기 후반~15세기)
2) 회화적인가 도식적인가?
: 초기의 상감기법은 여백이 있는 회화적이고 고식적인 특징을 가지지만, 12세기 말~13세기 전반에 이르면, 왕실과 귀족의 취향이 변화하면서 여백이 사라지고 전체를 도식화한 장식이 발달하게 된다. 13세기 후반에는 원의 침입으로 인한 자기소의 황폐화가 이루어져 잠시 좋은 질의 청자가 나오지 않았을 거라 추정되며, 실제로 이 시기에 청자의 질이 점점 더 퇴색되는 현상이 보인다. 14세기 중반에 이르면 권문세족의 가렴주구가 심화되고 추후 조공용 도자기를 빼돌리는 폐단이 이루어져, 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려청자도 쇄락의 길을 걷게 된다.
▶ 인화문양이 사용된 예(13~14c를 중심으로)
|
시대 |
도판 |
내용 |
|
고려
12C |
|
명칭 |
국화 · 나비무늬 병 |
|
사이즈 |
높이 36.8cm, 입지름 6.0cm, 굽지름 10.4m |
|
소장처 |
한국호림박물관 |
|
시기 |
12세기 |
재추정시기 |
12세기 |
|
특징 |
국화가 중심에 위치하고 나비가 사방으로 있는 도안형태를 가진 병이다. 여백을 중시하지만 도안적인 부분도 있다. 사방에 위치한 나비가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봄으로써 도식적인 느낌이 상쇄되는 듯하다. |
|
고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