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자기의 오늘" (도자이야기 6) 

세계도자기엑스포

신라, 백제, 고구려로 나뉘어 있다가 668년 통일신라로 하나가 되어 10세기 초까지 온 뒤, 잠시 후삼국이 있었으나 918년 건국된 고려가 935년 신라를, 936년 후백제를 격파하여 다시 하나가 되었다. 1392년 조선이 건국되고 1910년 망한 뒤, 1945년 일제치하에서 벗어날 때까지 나라는 하나였다. 광복과 함께 그어진 38선 그리고 휴전선 때문에 둘로 쪼개졌다. 이제 다시 하나가 되려는 서기가 한반도를 덮고 있다. 나라가 이러하니 산천도 인걸도 문화도 예술도 헤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게 된다. 도자기도 마찬가지로 만나게 된다. 과연 오늘의 북한 도자기는 어떤지 조금이라도 알아야 만났을 때 덜 서먹하지 않을까? 그러나 북에 대해서 잘 알려진 것이 없듯이 북한 도자기의 오늘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다.

북한지역에서 도자기 유물이 많이 출토된 지역을 알아 보기로 하자. 백자 유적으로 유명한 곳은 자강도 희천시 서문동이, 흑자 유적으로는 황해남도 봉천군 원산리가 알려져 있다. 개성시 판문군 선적리와 개풍군 고남리는 분청사기의 유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황해남도 봉천군 언산리와 개성시 개풍군 연릉리, 해선리, 성남동 등지는 청자의 유적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들 출토된 도자기 유물을 보려면 평양시 중구역 대문동에 있는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나 조선미술박물관 또는 조선민속박물관을 찾아 가면 된다. 그리고 평양미술박물관에 가면 북한의 국보급 도자기를 많이 볼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의 문화예술정책의 기본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에 따른 창작원칙과 당적지도에 충실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오늘의 북한 도자예술도 이와 같은 대원칙에 따라서 제작되어 왔다고 보면 지금까지는 큰 무리가 없으리라고 본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현대적 북한의 도자기는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를 과거와 같이 완벽하게 재현하는데 치중하고 있으며, 도안의 회화성을 중시하고 여백을 풍부히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북한은 고려청자를 700년만에 완벽하게 재현했다고 세계적으로 자랑하고 있다. 경기도의 이천이나 전남 강진의 재현청자와 함께 그 비색이나 상감 그리고 문양을 비교해 본다는 생각만 해도 벌써 흥미가 동한다.

북한의 백자는 남한의 경우와 같이 청자처럼 전통의 단절이 오래되지않았고 북한 또한 양질의 도토 산지가 있는 만큼 좋은 작품들이 많이 제작될 수 있다고 본다. 북한의 도자예술가들은 은증착, 투각, 하회 등의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는 가운데 현대적 미감에 맞는 작품을 만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근래에 들어서는 조형성이 큰 도자기 조각에 대한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실용성이 있는 찻잔과 주전자, 쟁반, 인물초상을 하회한 도자기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제작이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 도자기의 창구로는 만수대창작사가 알려져 있다. 만수대창작사는 북한의 미술계를 대표하는 기구로써 조선노동당 직속의 최고예술창작단체이다. 도자기는 물론 만수대기념비, 주체사상탑등 기념비적인 건축물의 제작과 함께 조선화, 유화, 벽화, 조각, 수예, 보석화, 만년화와 같은 예술품을 같이 다루고 있다고한다. 이처럼 각분야별로 세분화된 창작단에 인민예술가, 공훈예술가를 포함하는 약 4,000여명의 작가들이 소속되어 각종 순수예술과 공예예술품 그리고 도자기를 제작하고 있다. 물론 공예품의 창작 보급을 위하여 각시도별로 별도로 1-2개정도의 지역단위 미술창작사가 있다고 한다. 만수대창작사는 도자기를 비롯한 각종 작품의 해외전시나 판매를 위하여 별도로 만수대해외개발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수대창작사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99년 11월 평양에서 북한의 20세기 미술을 결산한다고 할만한 대규모의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동사 소속 모든 예술가의 출품작을 심사하여 엄선 전시했다고 하니 이 때 가볼 수 있었더라면 일목요연하게 오늘의 북한 도자기를 완상할 수 있었을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