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 近代 陶磁 硏究 

 도자는 기능과 용도라는 실용적 가치로 인하여 이를 사용하고 향유하는 수요자의 휘향과 未感이 도자양식의 특징과 소비상황을 결정짓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이런 점에서 조선시대까지의 전통적인 도자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기간산업으로서 성장·발전해왔다. 그러나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서구 열강의 침략과 일제의 식민지 통치로 점철된 우리나라 근대기의 시대적 여건 속에서 도자 생산기반의 위축과 도자제작 환경에 반영된 일본의 영향은 부정할 수 없는 시대적 한계를 초래하였다. 타의에 의해 진행된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도자기 분야에서 나타났던 구조적인 문제점들은 현재의 도자기 제작상황에까지 이어지는 고질적 병폐의 요인이 되었다. 따라서 근대도자에 대한 연구는 부정적인 시대인식에 의해 구체적인 관심이 표명되어 오지 못했으며, 한편 일제시기 도자 상황에 대한 자료들은 일본일들의 관점에서 우리의 요업상황을 조사하여 그들의 업적위주로 서술된 것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일제시기에 활동했던 韓人제작자들의 주체적인 활동상에 대한 기록이나 현존하는 유물자료가 빈약한 것 역시 近代期 陶磁史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했던 원인의 하나로 작용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근대도자는 조선시대의 전통적인 도자에서 현대적인 도자로 이행되어 가는 교량적 입지에서 개화기와 일제시기라는 과도기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으며, 특히 일제지배의 시대적 특수성 속에서 고착된 도자의 제작환경과 경향의 다양성, 그리고 여기서 파생된 문제점이 존재하는 양상을 보인다. 더욱이 이들은 현대 도자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어 전통적인 도자에서 근대적인 의미의 도자로 이행되어 가는데 나타났던 영향과 문제점들을 파악하는 것은 현대 도자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 논문은 1884년(고종 21)에 分院의 경영이 왕실과 국가에서 민간으로 옮겨가는 民營化부터 1950년대末까지의 시기를 근대도자의 연구범위로 설정하였다. 그것은 이 시기를 통하여 수공업적 생산방식에 의한 조선도자의 가치하락과 일제지배 하에서 진행된 산업적인 도자로의 전환, 일본인들의 복고취향에 의존한 전승도자의 등장, 해방 이후 관광 상품화하여 제작되는 복고적 도자와 신진 대학 세대들에 의해 주도된 조형미술적 도자생산과 같이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존재했던 다양한 근대기 도자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前半部는 전통적인 수공업 체계의 붕괴로 인한 分院 제작 장인들의 이탈과 도자의 질적 하락에 대한 각성으로 새로운 부흥의지를 보였으나 결국 좌절로 이어진 시기였다. 後半部는 전통적인 製磁기반에 일본의 자본과 기술, 尙古趣向이 유입되어 타율적으로 생성된 산업적인 도자와 전승도자가 공존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현대 도자의 흐름을 주도하게 되는 대학교육을 받은 세대가 등장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현대도자에 드리워진 근대도자의 殘影을 파악하는 것은 바로 현대 도예계의 발저너적 전망을 모색하는 선결요건으로 생각되어 그 실상을 고찰하여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