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일본다기세트] 비젠의 番茶세트(현대작) 1999년 12월 02일 

비봉의 일본도자

이 아래에 보이는 작품은 보기드문 다기세트인 비젠도자 작가인 陶峰의 작품입니다. 우리의 흙으로 이런 변화를 준다면 꽤나 멋있을 테지요.
바로 앞호에서 소개한 화병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인상을 풍기지요? 이것이 비젠이 지닌 흙의 맛이라고나 할까요. 흔히 이러한 기법의 비젠을 [히다스끼]라고 합니다. 히다스끼란 불자국이 나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러한 히다스끼의 기법이 등장하는 것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몰라도 임진왜란 이후부터 입니다.
이 히다스끼의 기법은 현대작이므로 다양한 기술을 부리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짚이 타면서 그것이 미세한 일종의 유약과 같은 역할을 하여 불에 녹으며 흙표면에 이러한 빨간 자국을 내게 되는 것이지요.
저는 이러한 히다스끼의 기법이 등장한 것은 임진왜란때 끌려간 도공들중에서 우리의 전통 옹기가마의 가마재기에 주로 이용되듯이 도자기를 굽기전에 물레로 빚어 건조시킨것을 나르기위해 새끼줄로 묶어 넣은것이 우연히 이러한 현상을 나타나게 함으로써, 또다른 착상이 된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아울러 실제 고비젠(에도시대 초기작)의 항아리등을 보면 묶은 부분으로 이 불자국이 나있거든요. 아울러 이 히다스끼의 기법이 확연해 지기 위해서는 무조건 가마안에 갑발없이 불이 때려 지나가면 히다스끼효과는 보이지 않게 되는 점이 중요합니다. 바로 그것이 임진왜란전에 갑발을 이용하지 않던 비젠도자가, 그 이후 갑발을 이용하게 되는 기술적 향상(저는 기술플랜트라고 표현합니다만)이 이루어졌다는 또 하나의 증거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