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호> [연구노트] 임진왜란과 일본의도자기 1999년 11월 21일 

비봉의 일본도자

본고는 미술저널이 발행하는 [한국고미술]지 1998년 5월호에 수록된 내용임.
copyright(c) in korean 1998-1999 飛鳳 金鎭弘, 韓國古美術(미술저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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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한국과일본의 도자기⸁>

壬辰倭亂과 日本의 陶磁器

金 鎭弘(在日 陶瓷器硏究.評論家)

<연재에 임하는 글>

1998년! 토쿄(東京)에서 맞이한 새해는 여러 의미에서 나에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壬辰年부터 丁酉年(1592-1598)에 걸친 토요토미히데요시(豊臣秀吉)에 의거 시작된 壬辰倭亂수료 4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며, 한일양국의 2002년 월드컵공동개최를 축하라도 하듯이,양국 축구대표가 어깨동무하여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된 원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편, 한일양국의 새로운 출발과 다가오는 21세기의 동반자적 관계모색을 위한 김대중대통령의 우호적인 한일문화교류의 확대, 일본문화의 개방 등의 자세는 각론으로서는 어떨지 모르나 총론으로서는 적극 환영할만한 조치라 생각한다. 다만, 금번회부터 수차에 걸친 연재에서도 다루겟지만 일본의 도자기뿐만 아니라 일본문화자체를 개방하고 이해하는 것은 양국의 건전한 선린우호관계증진을 위해 필요함은 두말할 것도 없으나, 이를 여과와 비판없는 단순한 소개와 수입이아니라 객관적입장에서 과연 그러한가를 스스로 자문할 수 잇는 기초적인 지식과 자세가 더욱 필요하리라 믿는다.

금번 다행히도, 본인의 의도는 어찌하든 '한국고미술'지편집부의 너무나도 적극적인 배려하에 부족함을 알면서도, 그동안의 짧은 연구나마, 골동품으로서의 일본도자기 수집가나 일부 한일도자관계사관련연구가들에게 참고가 되리라 생각되는 부분을 가급적 평이하게 해설하려 노력하엿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부족한 한국도자기관련 분야의 연구에 크게 도움을 주신 충북대 강경숙교수, 공주박물관 김영원관장, 광주박물관 강대규학예관, 이화여대박물관 장남원학예관님과 한국고미술협회 각도지부장님등 일일이 열거하지 못한 불들의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기에 이번 기회를 빌어 지면이나마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향후 연재내용은 편집부측과 긴밀한 협조하에 결정하고, 또 독자들의 희망사항이 잇을 경우 언제든지 배려할 예정이나 일단 다음과 같은 순서로 예정하고 잇다.

제1회 임진왜란과 일본의 도자기(금회)

향후 연재순서(예정)

제2회 李參平과 아리타(有田)도자

제3회 百婆仙과 카라츠(唐津)도자

제4회 22姓氏의 사츠마(薩摩)도자와 류큐(琉球國)의 도자

제5회 八山의 다카도리(高取), 金海의 아가노(上野),

李敬형제의 하기(萩)

제6회 시노(志野), 오리베(織部), 교토(京都)의 도자

제7회 일본의 6古窯(세戶,備前,丹波,越前,常滑,信樂)

제8회 골동품으로서의 일본도자 및 감정법

제9회 일본의 韓日陶磁器 관련 용어해설

들어가는 말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도자기의 대부분은 임진왜란이후 우리 선조 도공들에 의해 일구워진 같은 뿌리를 지닌 일종의 이복형제간이라 할 수 있음에도 한국의 수집가들에게는 크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물론 한·일양국민의 審美眼의 차이이기도 하지만, 동일한 뿌리임에도 그 작품의 경향이 틀린 것은 그 이후의 陶瓷發展에 있어 史的背景이 틀린 데 기인하는 바가 더욱 크다 하겠다. 때문에, 일본의 도자기라 하더라도 임진왜란때 끌려온 도공 1세대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들을 보면 우리의 도자와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며 친근감마저 느끼게 된다. 후손된 입장으로서 400년전 우리의 선조들의 피와 땀과 고통으로 일구워진 또다른 형제의 도자기! 일본의 도자기를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선조들이 얼마나 위대했는가를 그리고 현재 남겨진 문화재들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다시한번 되새겨봄도 그 의의가 크다고 생각한다.

日本陶磁器의 種類

일본의 도자기는 그 用語와 分類가 매우 다양하므로 여기서는 현재 일본에서 구분하고 있는 도자의 종류를 소개하기로 한다.

둁 東日本地域의 陶磁

세토(瀨戶)를 대표로 하며 여기에 도꼬나메(常滑), 비젠(備前), 단바(丹波), 시가라키(信樂), 에치젠(越前)을 합해 6古窯라 부르는데, 이외에도 교토(京都)<닌세(仁淸), 겐잔(乾山), 라쿠(樂) 등>와 미노(美濃)<시노(志野), 오리베(織部) 등>, 구타니(九谷)도자 등이 있다.

둁 西日本地域의 陶磁

카라츠(唐津)는 물론 대부분이 임진왜란을 전후로 끌려간 조선도공들에 의해 시작된 아리타(有田)<쇼키이마리(初期伊万里), 고이마리(古伊万里), 나베시마(鍋島), 고구타니(古九谷), 하사미(波佐見), 히라토(平戶) 등>, 사츠마(薩摩)<류몬지(龍門司), 나에시로가와(苗代川) 등>, 하기(萩), 쯔보야(壺屋)도자 등이 있다.

이외에도 고대·중세의 토기류로서 죠몬(繩文)토기, 야요이(愸生)토기, 스에키(須惠器; 이전에는 朝鮮式土器), 야마쟈왕(山茶椀) 등을 들 수 있으며, 이는 일본 전국에서 출토되고 있다.

韓國과 日本陶磁器의 特徵比較

일본의 도자기는 한국의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과 같이 각 시대별로 공통분모를 갖는 도자기가 없고(물론 고대의 토기류는 논외), 임진왜란이후 즉 에도(江戶)시대에 들어서야 현재와 같이 다양성을 지닌 도자기로 발전했다 할 수 있다. 도자기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각 시대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에 영향을 받으며 발전하는 바 필자는 韓國·日本陶磁器의 特徵을 아래와같이 4개항의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보고 구분하였다.

(1) 國家體制의 差異

우리나라는 통일신라이후 조선시대까지 일천년 이상 강력한 중앙집권국가체제가 지속되었지만, 일본은 메이지(明治維新)시대에 이르러서야 현재와 같은 중앙집권국가 체제를 갖추었다. 때문에 임진왜란이후 일본의 도자기는 에도(江戶)시대 200여년간 봉건 영주체제하에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조선의 도자기가 중앙가마를 중심으로 기형과 기법, 문양 등에서 뚜렷한 시대별 통일성을 지닌다면 일본의 도자기는 각 領主<구니(國)나 항(藩)>의 엄격한 감시와 통제하에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어 지역별 특성이 뚜렷하고 지역명이 陶磁器名으로 분류되게 되었다.

(2) 政治文化主導階層의 差異

조선과 에도시대 공히 士農工商의 신분구조를 가졌으나 조선은 文士(사대부)를, 일본은 武士(사무라이)를 뜻했다. 때문에 조선의 사대부들은 詩와 風流를 논하는 문방구, 주병, 술잔 등을 애호하여 상당수 명품이 있는 반면, 일본은 사무라이의 '一期一會'정신이 공존하는 茶道가 계급문화를 형성하게 됨으로써 茶碗, 水注, 花甁, 會席用食器 등 茶道具에 명품이 많다.

(3) 祭禮儀式의 差異

조선은 儒敎의 국가로 각종 儀禮用 儀器나 祭器가 형식과 용도별로 어느 정도의 크기와 다양성을 지닌 도자기가 제작되나, 일본은 神·佛 兩敎의 국가로 神棚과 佛壇을 각 가정에 함께 놓기 때문에 10cm 내외의 크기를 지닌 작은 술병, 기명들이 제작되는 특징을 가진다.

(4) 鎖國政策과 一部開放政策의 差異

우리나라의 경우 고려시대에는 비색청자가 외국에 수출되어 코리아를 알리게 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조선시대에는 쇄국정책을 견지했다. 반면, 일본의 경우 에도시대이전에는 왜구에 의한 해외밀무역을 통해, 에도시대에는 데지마(出島) 등을 현대의 경제특구처럼 운용하며 쇄국정치를 펼쳤다. 때문에 조선의 도자기가 진상품 이외에는 대체로 소박하고 자유분방한 맛의 생활도자기가 주류인 반면, 일본은 에도초기부터 진상품용, 서민용외에 별도로 동남아시아, 유럽등지로 수출용 도자(고이마리 등)가 제작되기 때문에 자유분방함 보다는 틀에 의한 성형제작, 대량생산을 위한 문양의 규격화, 디자인화 등이 급속히 진전되어 朝鮮陶工들의 손으로 빗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도자와 매우 이질적인 특성을 지닌 도자기로 발전되었다.

日本陶瓷器의 時代區分

한국의 도자기는 그 시대구분에 있어 전술한 바와 같이 고려초기청자, 조선후기백자 등 시대별 특징으로 구분할 수 있는 반면, 일본의 도자기는 그러한 통일적인 특징구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체로 도자기 종류별로 시대와 용어를 달리하여 구별하고 있다. 이러한 분류방식은 학자들에 의해서도 분류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茶人들이나 古美術業界에서 구분 사용하는 것을 차후적으로 연구가들이 채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리타(有田)도자의 경우 이삼평에 의해 白磁가 創始되어 대량생산에 들어가기전 까지의 불과 30-40년간의 도자기는 쇼키이마리(初期伊万里)로, 대량생산에 들어간 1650년대부터는 古伊万里로, 이후 에도후기까지는 伊万里로, 메이지이후는 아리타(有田)도자라 구분하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고단바(古丹波)의 경우는 에도후기까지를 포함하나, 고세토(古瀨戶)는 에도초기 백자 생산이전까지를 말한다. 그리고 히라토(平戶)도자는 백자생산기부터 붙여진 용어로 그 이전의 도기생산기의 도자는 고카라츠(古唐津)로 분류된다.

왜 이렇게 다양한 이름이 붙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나, 제일순위를 꼽는다면 수요측면에 있어 몇백만에 달하는 수집가의 존재와 공급측면에 있어 골동품상들에 의한 가격차등의 용이성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壬辰倭亂과 日本陶磁器의 革命

(1) 壬辰倭亂은 "陶磁器戰爭"이 아니다.

우리는 일본에서 임진왜란을 도자기전쟁이라 부른다고 해서, 이를 그대로 인용하면 안된다고 본다. 일본의 메이지시대의 歷史觀에 입각해 임진왜란이라는 침략전쟁을 증거가 너무나 확실한 도자기분야에 국한시켜 미화한 용어를 우리가 사용함은 임진왜란이 지니는 사적의미를 우리 스스로 퇴색시켜 버림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에도시대를 '에도쇼쿠닝분카(江戶職人文化)'라 부른다. 이는 에도시대가 각 분야의 명공들에 의해 명품이 탄생하고, 이들 직인들에 의해 주도된 문화라는 뜻이 강하다. 이러한 기술문화가 꽃피어 메이지 이후에 일본의 근대화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왜 일본의 각종 기술문화가 느닷없이 에도시대에 이르어 갑작스럽게 생성발전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부호를 찍는 사람은 드물다. 필자는 그 해답을 임진왜란에서 찾는다. 수많은 안토니오코레아가 해외에 노예로 팔려갔고, 陶工은 말할 것도 없고, 儒學者, 韓醫師, 畵家, 漆器工, 金工, 家具工, 印刷職工, 天文風水地理家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무명의 조선직인들, 그리고 그들이 이국타향에서 이룩한 문화, 그것이 에도직인문화를 낳은 것이 아닌가? 굳이 달리 부르고 싶다면 '陶磁器戰爭'이 아닌 '職人文化强奪戰爭'이라 불러야 마땅하며 그것이 임진왜란이 올바로 놓여야만 할 진정한 역사적 위치라 할 것이다. 日本陶瓷史만이 아니라 日本史 자체가 한반도에서 건너간 渡來人에 의한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님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특히 日本陶瓷史上 無에서 有를 창조한 혁명적 사건은 임진왜란이라 할 수 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도자는 甕器가 주류였고, 기형에 있어서도 김치독과 같은 대소형 단지가 대부분이었다.

(2) 壬辰倭亂과 日本陶磁器의 革命

한편, 임진왜란을 전후한 당시의 추정가마수(1990년 현재 15-16세기 陶窯址)는 전국 모두 합해도 170여개소(백자 60여개소, 분청사기 110여개소)에 불과하여 경국대전상의 경공장, 외공장 모두 정원대로 운영되고 있었다고 간주해도 총수가 500명 미만이며, 나머지 중앙관요를 제외한 지방가마가 실제적으로 2-3명의 소규모 였음을 감안해 볼 때 전국적인 추정 도공수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1,000명은 넘지 않았으리라 보인다. 하지만 7년간에 걸친 전쟁에서 일본군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지역이 없었으며, 특히 丁酉再亂의 경우는 교묘하게 朝明聯合軍과의 격돌을 피하며 주요가마터가 있는 지역을 큰고 지나간 점은 너무나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도자연구서들은 일본무장들을 위해 전쟁중 길안내를 해준 조선인들이 전범처리될 것을 불쌍히 여겨 철수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보호를 위해 데려왔다고 기술한다. 그리고 뭘하던 자인가 물으니 '사기'를 만들던 자라하여 그들의 생계를 위해 도자기를 굽도록 배려해주었다는 등 왜곡된 史觀에 의한 기술이 허다하다. 필자가 각종 고문서를 이용집계한 도공인원수만 해도 가볍게 1,000명을 상회한다. 이는 상기한 당시 우리의 실정을 생각해 볼 때 陶瓷史上 그 피해운운은 말할 필요조차 못 느낀다. 이 도공들에 의해 이루어진 일본도자의 혁명적인 발전은 향후 상세히 다루겠지만 카라츠를 비롯하여, 사츠마, 이마리, 하기 등은 물론이며, 日本獨自發展說이 강한 미노도자와 6고요 등에 있어서도 그렇지 않음을 증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카라츠접시에 새겨진 漢詩의 필자나름대로의 해석을 소개하며 이번회를 마친다.

"遠公獨刻 業六十漏

" 멀리 두고 떠나온 公(나랏님)은 내 마음속에만 새겨둔채,

어언 육십평생 이 業이라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흐르네"

<< 보론 >> 일본도자연구의 필요성

[한국고미술]지에 게재하지는 않았으나, 일본도자기연구 입문학도를 위하여 이 연재에 앞서 관련되는 필자의 견해를 밝힌 것이며, 추후 일본도자기에 관한 연구논문들을 책의 형식으로 출판할 때에는 같이 서론 부분에 삽입할 내용이므로, 인용시에는 [임진왜란과 일본의 도자기]의 <보론>형식으로 인용하면 될 것임.

우리가 일본의 도자기에 관해 좋고 싫어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미적감각에 의존하거나 고미술품으로서의 예술성 등 여러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우리의 도자기를 일본사람들이 일본도자연구의 중요성은 물론 학계에서도 이미 인식하고 있는 바로 사료되나, 필자는 단지 한일간의 관계사적 측면의중요성보다는 다음과 같은 점에 더욱 중요성을 느낀다.

첫째, 일본의 도자연구를 그대로 자료로서 이용하는데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매우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 연구자체가 객관적 학술조사에근거한 연구라기 보다는 주관적판단에 의한 가설과 당시의 사관에 의한 기술이 많기 때문이다. 이중 중요하지 않다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예를들어 세토도자가 먼저 숙성되어 있었다면(일본인설) 왜 도자전쟁이라 부르는 사태가 일어날수 있겠는가? 이러한 우문현답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부분의 연구의 가설아닌 가설들이 정식 고고학적발굴조사에 의하지 아니한 시대구분에 의거하여 개별적인 지역별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경향에서 살펴보면 크게 인식되지 아니하나 전체적인 흐름으로 살펴보면 매우 많은 모순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 경우, 예를들어 고려상감청자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생한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먼저발견되었다는 식의 잘못된 학설이 대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도 확실히 임진왜란을 둘러싼, 실제 도편과 당시 일본의 도자사적 배경등의 연구는 우리의 선조들이 피땀흘려 타국에서 이룩한 도자기의 혁명을 바로 위치를 잡게하는 책무를 느끼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의 일본의 연구는 확실히 말을 잘라 얘기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을 수 있으나 일본학자들이 조선인 도공들을 끌어온 것이 아니라 제발로 왔거나, 일본군을 도운 사람들을 불쌍하게 죽임당함을 방지하기 위하여 위험을 무릎쓰고 데려왔는데, 우연히 물어보니 도공이었다는 가설을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그대로 믿고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아울러 중요한 점은 교묘하리만큼 조선인 도공들의 위대성을 칭찬하면서도 그와는 달리 일본도자가 사전에 발전했다는 점을 뒷받침하기위해 정유재란후의 각 도자 발생설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 경우 반대로 그드이 말하는 일본적인 문양을 반대로 카라츠나 이마리, 사츠마등이 배워 일본도자를 발전시켰다는 자연스런 연결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오리베도자, 시노도자, 미노도자 등은 통칭 모모야마시대로 분류되는데 후루타오리베가 차도의 제1인자로되는 해가 센리큐가 할복해서 죽는 1591년 이후가 되므로 그 시기가 1592년부터 1600년간에 불과하다. 만일 나의 주장대로 1593-1597년중 일본무장들에 의해 카라츠가 먼저 도입되면, 오리베, 시노등은 물론 미노의 무장들이 데려온 도공들의 영향이 먼저 있어 나중에 구워진것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도자연구는 근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연구성과에 따른 논문들도 수많이 각종 학보에 연재되고 있어, 본인과 같이 외국에서 한일간 도자관련사를 연구하는 데 꽤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나라에서의 비약적인 연구성과는 일본에 거의 소개되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출판된 각종 한국도자기관련 서적의 최신판이란 대체적으로 1980년까지의 연구성과에 그치고 있다. 이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첫째, 일본에서 한국의 도자기에 대한 흥미가 크게 없다.

둘째, 일본의 특성상 과거의 지명도있는 연구자의 연구결과를 여과없이 각종 출판물에서 그대로 소개하고 있고 이를 반박할만한 한국의 연구결과를 소개할 루트가 없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일본의 도자기연구에 대한 연구성과는 한국에 정식으로 소개된 적은 본인이 알기로는 전무하다. 그러나 알게모르게 각종 도자기관련서적에서 일본에서의 도자기연구가 그대로 여과없이 소개되고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위험을 감지한다. 그에 대해서는 향후 각론에서 상세히 다룰 예정이지만, 제2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예를들면, 일본에서의 각종 도자기발전이 당시 조선인도공들에 의해 발전한것은 인정하고 있으나, 그들이 우연히 일본군들의 길안내담당을 하여 전범으로 한국에서 죽임당함을 우려해 일본의 각 무장들이 데려왔다가 한국에서 무엇을 햇는가 물었더니 하나같이 사기를 굽다왔다고 해서 그들의 생업을 위해 도자기를 자유로이 굽을 수있도록 허락해주었다는 설 이 대다수적인 정설처럼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는 역사를 사랑하는 한사람의 순수학도로서도 논리적인 증명을 해보이고 싶으며, 한일양국의 지울수없는 역사와 역사일지라도 확실한 당시의 상황은 상황대로 밝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까지 발굴조사되고있는 도자사편년자료로서도 일본의 16세기말 카라츠, 이마리, 등의 성형, 기법 등은 당시의 도공들이 몸에 배인 작법으로 성형하고 있고, 가마구조도 당시의 것을 그대로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그부분의 공백을 매울수있는 귀중한 참고자료로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카라츠부분 등에서도 언급하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본인은 분청사기의 소멸시기는 임진왜란으로 보아야 타당하며, 계단식칸가마역시 16세기에 이미 한국에서 발생 운영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