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일본다완선-2] 하기 다완 1999년 11월 16일 

비봉의 일본도자

일본다완선 2 - 하기다완

하기다완(萩茶碗)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기서 일일이 언급하기는 지면이 마땅치 않으므로 필자가 현재 연재하고 있는 [한국고미술]지 통권제16호(현재 서점판매중일 것임)에 있는 "일본 다도와 하기, 아가노, 다카토리도자"를 참고하였으면 합니다.

다만 여기에 소개한 하기다완은 다완으로서 직접적으로 만져보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인터넷 경매사이트에 사진이 제대로 나왔길래, 일본의 작가들이 만든 다완을 감상함에 있어 또는 일본산 다완을 구입하려는 분들이 참고하여야할 포인트를 말씀드리고 싶어 소개하였습니다. 물론, 이 다완은 하기다완다운 조용한 우리 선조조상들이 대대로 만들어온 조선백자다완의 맛을 충분히 풍기면서, 정중하게 굽부분을 처리하고, 확실하게 자신의 작품임을 입증하는 도인(사인대신 찍는 도장을 말함)을 태토부분에 별도로 유약을 입히지 않고 처리하는 등 신진작가 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이른바 비와색을 띠게 처리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도공들이 재현에 힘쓰는 가이라기(굽주변에 유약이 잔잔하게 뭉쳐진 부분으로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는 일종의 현대적인 재현이라서 기법으로라고도 부를수 있는 부분)도 차분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아울러 여기서 눈여겨 보실부분은, 귀중한 다완을 보호하는 오동나무상자의 뚜껑부분의 처리는 거의 공기가 진공상태가 될 정도로 좋고 정교한 것 외에도, 다완명을 뚜껑안쪽과 바깥쪽에 자신의 도인과 함께 같이 표기해둔부분 그리고 다완을 싸는 보자기에도 도인을 찍는 습관 등이 일본다완작가들의 공통된 일종의 룰과 같은 것임을 아실수 있습니다.

참고로, 어떤 일본 다완에 이 삼박자, 즉 상자, 보자기, 다완 이모두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 제대로된 가격적인 평가가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혹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완을 담는 상자를 이렇게 바깥에서도 볼수있도록 직접 붓으로 쓰기 힘들면 명함크기의 종이에 투명테이프로 붙이는 한이있더라도 바깥에 표시를 해두고, 이왕이면 사진까지 붙여두면 일일이 다완찾을 때 모두 끌러보는 실수 내지는 번거로움을 덜게되고, 그만큼 다완을 정성스럽게 보관할수 있게 되는 지혜도 된다고 봐야지요.

아울러 이 하기다완은 엔도(遠藤祥雲)씨의 작품으로 다완의 이름은 [무심(無心)] 경매상의 매도자 희망가격은 10만엔 이었고, 오늘현재 매수자의 배팅가격은 4만엔 이었습니다.

대체로 이것은 전시회 등에서는 싸게는 15만원 평균은 30만엔정도이지만, 일단 중고가 될 경우에는 대체로 전시가격의 10분지 1의 가격에서 스타트하는 것이 일본의 현지 사정입니다. 물론 유명인의 작가라면 얘기가 틀려지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