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도자기연구
이치라쿠(一樂), 니하기(二萩), 산가라츠(三唐津)는 일본의 다도에서 최고의 것으로 여기는 도자기 양식의 산지를 일컫는 말이다. 그 가운데 하기야키(萩燒) 즉 하기의 도자기는 안도모모야마(安土桃山)시대에 센노리큐(千利休)에 의해 확립된 와비차(侘茶)의 융성과 함께 다완으로 각광을 받았으며 소위 고려다완(高麗茶碗)의 계보를 가진 다도구로 사랑받아 왔다.
하기도자기의 소재지는 현재 야마구치현(山口縣)이며 시작에 대해서는 에이쇼우(永正, 1504 -21)년간이라는 설도 있으나 대부분 임진왜란당시 피랍된 조선도공들에 의한 설이 유력하다.
하기외에도 조선도공들에 의해 도자기가 시작된 곳은 큐슈의 아리타(有田), 가라츠(唐津), 사츠마(薩摩), 고이시와라(小石原), 다카도리(高取), 아가노(上野), 야츠시로(八代)등이 있으며 각 지역별로 조선도공들의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자손을 표방하는 작가들이 도자기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의 조선도공 후손들은 그 가계가 분명치 않거나 기록 또한 명확한 것이 없어 그 진위를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일본 전역에서도 유일하게 하기에는 사카 고라이자에몽(坂 高麗左衛門)라는 가문이 현재까지 12대를 이어 도자기를 제작하고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가게 된 경위와 하기에서 영주로부터 이름을 받은 기록들이 남아 있다. 또한 사카가의 수장고에는 초대로부터 12대에 이르는 도공들의 작품들이 남아있어 400여년 하기도자기의 역사를 추론할 수 있다.
기록에 의하면 하기도자기는 임진왜란이 끝난 후 1604년 영주인 모리 데루모토(毛利輝元)가 하기에 입성한 직후 성내의 동쪽 마츠모토무라(松本村) 나카노쿠라(中之倉)에 조선도공 이 경(李敬)으로 하여금 가마를 만들게 하였다고 하지만 이작광(李勺光)이라는 조선의 도공이 먼저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 가마는 약 반세기 후 오오츠군(大津郡) 후카와무라(深川村) 소우노세(三ノ瀨)에 분요하였고 에도시대를 통해 하기의 모리한(毛利藩)의 어용가마로서 번영하였으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도자기 제작기술을 농후하게 전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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