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츠마도자기연구
사츠마도자기는 현재 일본 큐우슈우 서남쪽 가고시마현의 옛이름 중 하나였던 사츠마에서 만들어진 도자기의 총칭이다. 주된 가마터는 고조사(古帖佐), 류우몬지(龍門司), 니시모치다(西餠田), 다 테노(堅野), 나에시로가와(苗代川), 히라사(平佐) 등지에 상당히 넓게 분포되어 있다. 작품들도 구로몽(黑物)이라 불리우는 검은색 도기부터 백자, 소메츠케(染付)백자, 이로에(色繪), 긴란데, 삼채(三彩)에 이르기까지 넓은 분야에 걸쳐 있으므로 일원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보통 일반인들은 섬세한 균열이 있는 크림색의 표면에 정교하고 치밀한 이로에 즉, 이로에사츠마(色繪薩摩)가 주류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차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검은색의 사비유(銹釉)를 칠한 후루다 오리베(古田織部)나 고보리 엔슈우(小堀遠州)풍의 찻통(茶入)류가 사츠마도자기의 본류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민예도자기애호가들은 니시모치다의 아메유(飴釉)나 류우몬지의 삼채, 나에시로가와의 구로몽이야말로 사츠마도자기를 대표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것들은 모두 사츠마도자기이긴 하지만 작풍과 재질에서 보면 연대별로 명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이미지는 달라지며 이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사츠마도자기도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사츠마도자기라고 하는 것들을 같은 지역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하나로 집약시켜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며 이러한 이유에 의해 사츠마도자기가 일본의 다른 지역의 것들에 비해 특이한 존재로 평가되는 것이다.
이와같이 사츠마도자기가 다른 지역의 것들에 비해 각양각색인 점은
첫째, 사츠마에서 도자기를 시작한 조선의 도공들이 같은 지역의 출신이 아니라는 점
둘째, 일본에 건너간 뒤에도 흩어져 가마를 만든 도공들 중에도 보수파와 진보파가 있었다는 점
셋째, 영주에 명에 의해 히젠이나 교토에서 새로운 기법을 익힌 사람도 있고 옛 전통을 고수한 사람들도 있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결국 사츠마 도자기는 큐슈의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조선의 도공들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그 과정이나 전개는 가마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사츠마한의 영주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는 조선의 도공들을 우대하여 녹봉을 내리고 작업장과 저택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다도에 심취하여 도자기의 디자인과 생산에 직접 관여하였다. 따라서 요시히로의 사후에도 대를 이은 영주들은 메이지유신으로 한제도가 폐지될 때까지 도자기제조업을 장려하여 지역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켰으며 오늘날 일본 도예문화를 받치는 주춧돌의 하나로 만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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