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미술의 보존현황과 과제 

장경희

전통이란 지나간 과거의 가치가 되풀이되어 내려오는 전승은 아니다. 그것은 현재에 수용되어 새로운 창작의 방향을 밝혀주는 단서인 것이다. 즉 전통이란 민족, 국가, 풍토, 습관, 시대성 등에 따라 발생하여 역사 속에서 면면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문화의 바탕으로서, 정지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되어 창조적인 미래를 향해 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전통미술은 한국인의 역사적인 삶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집단적 개성의 발로이며, 조상들의 얼이 담겨 있고 손때가 묻어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조상들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전통미술을 보존 계승하자고 강조하는 것은 결국 지금까지 보존이 잘못 되었거나, 보존하여 왔으되 어딘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째서 전통미술의 보존이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가 되었는가. 이 문제는 곧 무엇이 미술품인가를 되짚어 보게 한다. 즉 현재의 보편적인 관점으로는 미술품은 일반적으로 한번에 하나만 제작되는 일회적인 것이어야 하고 판화 이외에는 꼭같은 것을 여러 번 찍어내거나 여러 개 만든 것은 미술품이 아니라고 여긴다.

그렇다면 신라 때 틀로 찍어 만든 기와는 미술품인가, 아닌가. 그와 마찬가지로 전문 미술인에 의해 제작된 것은 미술품이고 비전문인에 의한 것은 미술품이 아니라는 문제도 환기해 보자. 그렇게 보면 조선시대에 전문 화원이 그린 그림은 미술품이고 사대부화가들이 여기로 그린 그림이나 일반민중이 장식이나 벽사의 목적으로 그린 민화는 미술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역설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미술품으로 규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곧 그것을 보존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결요건이다. 공예품을 예로 들면 고분에서 출토된 공예품이나 귀족층에서 사용되었다고 여겨지는 공예품 및 도자기를 제외한 기타의 민예품들은 미술품, 혹은 공예품으로서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이 밖에도 전통미술의 개념을 규정하기 위해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들이 많이 있지만 더 이상의 논의는 차후로 미루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이왕에 전통미술이라고 틀지워진 문화재의 범위 내에서 보존현황과 그 과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전쟁 때도 문화재는 보호된다.

다 아는 바와 같이 우수한 문화재는 국가에서 국보, 또는 보물로 지정하여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또 중요한 유적은 사적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이처럼 문화재를 국보나 보물 등으로 지정하여 국가에서 법률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것은 그 문화재들의 역사적인 가치나 고유성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서이며, 문화재는 우리 민족 공동의 것으로서 잘 보존하여 길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1991년 12월 31일 현재, 우리나라의 지정문화재는 국보가 2백 69점, 보물이 1천 1백7점, 사적이 3백 62점에 이르고 있으며, 그 밖에 중요 무형문화재나 중요 민속자료 등까지 합하면 총 2천 3백 42건에 다하고 있다 .이런 지정문화재는 옥외에 설치되어 있는 경우 지정 번호를 새긴 비석과 설명문을 함께 세워 놓았고, 개인이나 박물관의 소장품일 경우에도 전시할 때에는 대개 지정번호를 표시하여 알리고 있다.

국보나 보물은 그 문화재가 역사적 가치가 있다거나 예술적으로 가장 뛰어나다는 것들 중에서 그 비중에 따라 정한 것인 만큼 지정된 문화재는 우리 민족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자랑거리이므로 온국민이 그 보호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우리가 외국을 여행하거나 혹은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우선 박물관을 찾거나 유적을 둘러보게 되는데, 그 나라의 전통문화를 접함으로써 그 나라의 국민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재는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일 개인의 것이 아니며 그것을 남긴 어느 한 민족만의 것도 아닌 온 인류의 귀중한 재산이다. 문명이란 인류의 지혜가 쌓이고 교류되면서 이룩된 것이므로 어느 나라의 문화재든지 인류의 현대문명과 무관할 수 없고, 또 미래에 가서 무가치한 것일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연합 산하의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에서는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적에게 중요한 유적지를 미리 알려 주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적인 문화재의 파손을 막고 길이 보존하려는 것이다.

지금도 유네스코에서는 세계의 중요 유적지를 지정하여 보호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주도 그 중요유적으로 선정되어 있다. 비지정 문화재도 보존해야 앞에서 살펴본 지정 문화재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호하고 있어서 비교적 보존이 잘 되고 있다.

그러나 그 밖에 지정되지 않은 유물들은 관리소홀로 방치되거나 훼손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령 허물어진 절터에 여러 종류의 미술품이 있는데 석탑만 문화재로 지정이 되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을 경우 비지정 미술품은 중요하지 않으므로 없애버려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지 않더라도 폐사지의 문화재들은 비바람의 피해는 물론이고, 무엇인가를 기원하려고 석탑의 옥개석 부분에 돌을 올려 놓는다거나, 석불의 코를 갈아 먹으면 아들을 낳게 된다는 속설 때문에 석불을 훼손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해 존립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또한 경주나 부여 등 고도의 유적지들은 사람들이 각종 유물들로 정원을 꾸미느라 법석을 떠는 통에 파괴되고 있다.

고분들의 피해도 심각하여 사적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굴로 파괴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고분은 그 안에서 발견되는 출토유물들도 중요하지만 석실구조나 석실에 그려진 벽화등이 학문적으로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조선시대 각종 능묘의 경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묘 앞에 세워둔 문무인석을 몰래 옮겨서 고급 음식점의 입구라든지 개인 저택의 뜰에 놓는 등 추악한 행태를 보임으로써 본래의 의미나 원형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우리의 전통을 담고 있는 전통미술품이 언제 만들어졌거나 문화재로 지정되었나에 관계 없이 비록 최근의 민속품일지라도, 집안의 선조들이 쓰던 사소한 물건이라도 보관하여 후손에게 전해야 한다. 최근 어떤 섬유업체에서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회사의 역사를 기념하는 기업박물관을 설립하려고 필요한 자료를 조사하였으나 필요한 만큼의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서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는 이야기는 우리의 문화재 보존실태를 짐작케 하는데, 자료 보존을 잘하여 박물관들이 활성화되어 있는 일본의 경우와 비교하면 대조가 되기 때문이다.

일반인에 대한 문화재 보존 교육 활성화 필요 우리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전통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는 인식의 부족으로 소홀히 취급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이것은 지역주민들만의 잘못만이 아니다.

일반인들에게 그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주어야 하는 전통 미술 관계자들의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각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유물들은 굳이 지정하지 않아도 해당 전공자들이 관리하고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보호의 어려움이 덜하다. 그러나 각 유적지에 산재되어 있는 유물이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유물들은 각 시, 도관청에서 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제도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면 지방자치의 의미도 고취될 것이며 지역주민들 스스로가 지역의 전통미술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함으로써 지역문화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상승효과도 기대될 것이다. 또 문화재는 전공 연구자와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향토동호인 모임 등에게 연구자료로서 적극 공개되어 가치 평가가 개방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유물이 소유자에게 독점되지 않고, 연구자들의 정당한 평가와 올바른 자리매김을 통해 국민적 자산으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유적 또한 사적으로 지정하지 못한 곳일지라도 장차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유적지라는 최소한의 표식을 해 둘 필요가 있다.

산성주거지, 패총, 고분 등 많은 유적이 전국 각지에 산재되어 있지만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이를 모르는 예가 많다. 이러한 곳에 매장되어 있는 미술품들은 법적으로 보호받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실제로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관심과 보호없이는 보존이 어렵다고 본다.

몇 년 전 신안 앞바다에서 중국 원대의 도자기가 대량으로 인양된 적이 있었는데, 정부의 대대적인 발굴조사 이전에 이미 상당한 양의 도자기들이 불법으로 유출된 사례도 있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행정관청은 물론 학계나 교육기관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재의 보존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학계는 전국적인 유적과 유물의 지표조사를 선행해서 어떤 유물과 유적이 어디에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지를 일반인에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학교교육에서는 전통미술에 대한 이해를 촉구할 수 있는 교육내용을 교과과정에 반영해야 한다. 현재 교육부에서는 앞으로 시행될 제 6차 교육과정에서 전통미술에 관한 내용을 보강하여, 국민학교 고학년에서부터 전통미술의 감상을 다루도록 조정하고 있다 하여 고무적으로 받아 들여진다. 사실 해방후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분야는 미개하고 저속한 것으로 여기는 식민지 사관이 불식되지 않은 채 미술교과서에 반영되어 왔던 실정이다.

초등교육에서부터 서양화적인 감각과 구도와 원근법을 교육하고, 붓과 먹의 운용보다는 크레용과 연필을 다루는 방법을 주로 가르쳤다. 서양미술 중심의 미술교육은 결국 전통미술이 서로 비슷비슷하고 이해가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게 만들었다. 이런 때에 새 교육과정이 전통미술의 미의식을 어려서부터 체감할 수 있도록 개편되는 것은 매우 희망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전통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통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박물관의 증설과 지원 전통미술의 보호에 대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는 박물관의 증설일 것이다. 현재 국립박물관은 서울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을 비롯하여 경주, 공주, 광주, 부여, 전주, 진주, 청주 등 모두 9곳에 있다 .

경주와 부여 등의 고도를 제외하고 각 시도에 적어도 1개 관씩은 설립되어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박물관의 증설은 예산과 직결되는 것이므로 시행에 어려움이 있지만, 예산보다 더 큰 문제는 전통미술에 대한 관심 소홀에 있다. 인구 일천만을 헤아리는 서울특별시는 약 6백년의 역사를 지닌 고도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박물관이 아직 없다.(내년은 조선왕조가 서울을 수도로 정한지6백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시립박물관도 건립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우리보다 경제사정이 좋지 못한 중국에는 각 시,도마다 박물관이 설치되어 있는데,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시, 도 박물관과 아울러 전문성을 띤 사립박물관의 육성도 필요하다. 최근 부쩍 늘어난 사립박물관들은 특정한 분야인 민화, 자수, 옛책, 교과서, 도자기, 화장용구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거나 설립주체인 은행이나 기업의 역사를 정리하는 계기로 설립되고 있다.

특수한 목적을 지닌 사립박물관의 설립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그 운영에 국가적 지원이 없으면 결국 연구활동이 위축되어 소유한 문화재만 사유화하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개인이나 기업에 의해 설립된 사립박물관은 운영상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하고, 그에 따른 국가적인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상당한 수준의 시설에 많은 유물들을 수집,보존,전시하는 대학부속박물관을 예로 살펴보자. 현재 대학박물관은 관람자가 그 대학의 재학생에 국한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대학이 담당해야 할 역할 중의 하나인 사회교육의 장으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다. 선진외국에서는 대학도서관이나 대학박물관을 일반인들이 손쉽게 이용하는 것처럼 우리의 대학박물관도 대학도서관과 함께 일반인에게 개방되어야 한다.

최근 각 대학이 평생교육강좌를 통해 사회와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그 교육내용에 박물관이나 전통미술에 대한 교육을 포함시키고 있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방향설정으로 보인다. 박물관의 확충에서 반드시 생각해 볼 문제는 향교, 서원, 및 사찰 소장의 전통미술품 보존문제이다.

요즘 들어 이러한 곳에 소장된 미술품들의 도난이 자못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는데, 향교나 서원, 사찰은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사상인 유교와 불교에 관련된 여러 유물들을 보존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들은 특별히 소유자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난이나 화재에 무방비 상태에 있으며, 더욱이 전통미술의 가치에 대한 관리 소홀로 아무렇게나 방치된 예가 허다하다.

따라서 이러한 곳에 소장되어 있는 전통미술품들을 보호하기 위한 해결방안이 다각도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선 실시해야 하는 것도 앞서도 언급했던 유물에 대한 지표조사이다. 어디에 무엇이 어떻게 소장되어 있는지를 확실히 알아야 그것에 대한 대책을 합리적으로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현재 통도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소장하고 있는 전통미술품들을 모아서 사찰 내에 박물관을 설립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조계종의 각 지역 본사에서는 해당 말사에 소장된 유물들을 조사한 후 본사에 모아 보관할 수도 있을 것이며, 그것이 어려우면 특정 박물관에 보존을 위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문인력의 양성과 확보 전통미술과 유관한 행정직, 연구직, 감정직 등 여러분야에 필요한 인력을 확충하는 것도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우선 각시도 문화재과를 비롯한 각급 행정기관의 담당자는 해당 분야의 연구경력이 있는 전공자로 구성되어야 한다.

지난 90년에 문화부가 출범했지만 문화재과를 비롯한 문화행정 부서는 한직으로 인식되는 경향이어서, 그곳 인사들은 문화재 업무에 관한 일관된 정책을 수행하는 행정적인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부심마저도 갖고 있지 않다.

계속해서 늘어날 전통미술의 발굴과 조사, 그에 따른 유물의 과학적인 보존처리 등의 문제를 고려하면 전문인력의 양성과 직제 개편은 더욱 절실해진다. 연구원이 필요한 각 박물관이나 문화재연구소 등은 필요한 숫자만큼 직원의 정원을 늘려야 하며, 학예연구직은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서 연구원의 전공과 연구분야를 적절하게 안배해야 한다.

학예연구원은 전통미술에 대한 역사와 이론적인 배경을 연구하며 유물에 대한 감식안도 갖춰야 하므로 미술사를 비롯한 전문지식이 많이 요구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행정직과 달리 전문직에 상응하는 대우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전통미술의 연구자는 대체로 회화, 조각, 공예의 순서로 편재되어 있다.

같은 전공 내에서도 분야별로 편중이 심하여, 일반 회화를 연구하는 인원은 불교회화 연구자보다 많으며 조각분야에서는 불교 조각연구자가 대다수이다. 공예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도자사를 전공하는 연구자들이 압도적인 데 비하여 금속, 목칠 및 염직 공예를 전공하는 연구자는 손 꼽을 정도로 적다.

이 때문에 어떤 원로학자의 경우, 전통미술의 분야를 건축, 회화, 도자기 및 공예만으로 분류하여 마치 도자기와 공예가 별개의 것인 양 혼돈하는 사례도 있을 정도 였다. 따라서 연구분야의 고른 안배와 전문성 확보가 요망된다. 전통미술을 과학적으로 보존처리하는 보존과학 연구원의 확충도 절실한 문제이다.

석재로 만든 미술품의 경우, 풍우의 피해를 막아주면 큰 어려움이 없지만, 금속이나 나무, 종이 그리고 섬유류는 외부의 기온이나 열, 수분 등에 비교적 약하기 때문에 영구보존을 위한 과학적인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화학이나 재료학 등의 이공계학과를 나와서 금속이나 지직류 유물을 이해하고 그 부식이나 부패를 합리적으로 해결해 낼 연구원이 필요로 해진다. 이 밖에도 우리 문화재가 해외로 밀반출되는 것을 제도적으로 방지하는 감시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 김포와 김해등의 국제공항 그리고 부산과 인천 등의 국제항구에는 문화재의 해외도피를 방지하기 위해 문화재감정관이 상주하여 그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서 실질적인 예방효과를 거두고 있다. 문화재관리국에서 집계한 통계숫자에 의하면 공항이나 항만에서 문화재로 판명되어 압수된 숫자가 1988년을 고비로 하여 점차 감소 추세라고 한다.

이와 같이 전통미술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박물관의 증설과 전문 연구원의 양성이 주요한 과제이다. 또한 일반인의 전통미술에 대한 이해를 고취하기 위하여 각종 언론매체를 통하여 계도하는 방안이나 각급 학교에서는 전통미술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교육내용이 보강되어야 한다.

아울러 전통미술에 대한 조사 연구와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연구기관도 필요하다. 법인체 재단의 설립으로 정부의 재정적 부담도 줄일 수 있으면서 시급한 여러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많은 문화, 장학재단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 재단들로 하여금 연구소를 설치 운영케하자는 것이다. 현재 법적으로 그러한 것이 가능한지는 알 수 없으나 기존의 문화재단들에서 이러한 사업을 하도록 정부가 권장하면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