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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사발(정호다완)
2005-03-03 (목) 00:00 조회 : 2009
이학천
우리 선조들이 애용해 왔던 서민의 식기는 막사발이다.<p>막사발은 서민이 사용하는 그릇이었기에 조선의 도공은 하루에 천여개를 만들 정도로 숙 련된 성형기술을 갖고 있었다. 이렇게 대량으로 제작하였기 때문에 우리의 도공은 무욕무심의 경지에서 손가는데로 빚었다. 사발의 형태에서 보듯이 힘찬 외형의 선과 빠른 속도감에서 거친 듯 부드러운 그릇의 전체적인 기풍은 무기교의 그릇으로서 절제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p><img src="http://www.claypark.net/source/library/6-01.jpg"><p>여기의 막사발은 임진왜란을 전후로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인들나름의 직관으로 그릇의 아름다움을 찾아, 정호다완이란 이름으로 붙여져, 오늘날 일본의 국보로서 또한 일본 최고의 차그릇으로 다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일본 국보 26호인 기사에몽이도(喜左衙門井戶)다완이다.<p>이 다완은 일본 다도의 명품중의 명품으로, 다완의 정수로 다뤄질 만큼 그 가치가 매우 높은 다기로, 그 소박하고 우아한 기품은 일본인의 마음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며, 한편으로는 일본에서 면면히 전해져 내려온 우리 선조의 손길과 문화적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다완이다.<p>또한 이 다완은 경남 진해시 두동 산 147번지(점골) 일대의 웅천가마터가 그 생산지며 고향이라고 밝혀졌으므로, 앞으로 정호다완으로 불려지기보다는 도요지의 지명을 따라 웅천사발이라고 불려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p>그러면「웅천사발의 멋과 감상」은, <br>. 보기에는 투박하고 무거운 듯하나, 손안에 넣으면 편안하고 새털처럼 가볍다.  <br>. 그릇의 빛깔은 부드러운 살구색을 띠어, 오래 보아도 눈이 피로하지 않다. <br>. 그릇표면에 나타난 유약의 흐름은 운해가 깔린 듯 오묘한 경치를 보는 듯하다. <br>. 그릇 몸체는 마치 대나무 마디모양으로, 힘차고 빠르게 놀린 도공의 손을 보는 듯하다. <br>. 굽도리부분의 유약뭉침은 매화피(梅花皮)가 갈라진 듯, 나뭇잎에 이슬이 맺힌 듯하다. <br>. 굽깍기한 모습은 선비와 무사가 일필 일도로 획을 긋고 자른 듯한 속도감이 있고, 굽의 테두리모양은 초생달모습의 여인눈썹 같다. <br>. 그릇을 두드리면 나무를 두드린 것 같은 묵직한 목기소리가 난다. <br>. 차를 담아 그릇에 입술을 닿으면 그 느낌이 부드럽고 온화하다. <br>. 차를 마실수록 찻물이 천천히 스며들어 세월을 함께 한 정을 느끼게 하는 그릇이다. <p>따라서 우리 막사발이 일본의 다인들에 의해 차그릇으로 쓰여지게 된 것은, 텁텁하고 푸근한 사발이 주는 편안함과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멋과 ‘무기교의 기교’에서 전해주는 감동의 파장이 놀라우리 만큼 크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br>                                                  글/ 이학천            전통도예가.   묵심도요운영 <br></font></td></tr></table></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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